차용증 없는 현금 500만원..김경수 보좌관, 드루킹 구속 후 갚았다

김형준 2018. 4. 2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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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측과 자신의 보좌관 간에 수상한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의혹(본보 21일자 1면)에 "개인간 거래로 모두 변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이는 김씨가 지난 3월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경공모 회원인 도모 변호사를 청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좌관 A씨와 또 다른 경공모 회원 B씨간 금전 거래를 언급하며 협박했다는 데 대한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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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거래로 모두 변제” 해명에도

사실관계 불분명 대가성 의혹 증폭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경남 고성군 같은 당 백두현 고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측과 자신의 보좌관 간에 수상한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의혹(본보 21일자 1면)에 “개인간 거래로 모두 변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돈을 주고 받은 시점과 김 의원의 인지 시점 등 구체적 사실관계가 불분명해 대가성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 “A보좌관과 김씨가 운영하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간에 500만원 금전 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이는 개인간의 거래로 모두 변제가 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씨가 지난 3월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경공모 회원인 도모 변호사를 청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좌관 A씨와 또 다른 경공모 회원 B씨간 금전 거래를 언급하며 협박했다는 데 대한 해명이다. 김 의원은 “경찰조사를 통해 당사자가 해명해야 할 일”이라며 본인과의 연관성에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 해명에도 의문은 여전하다. 경찰과 정치권 얘기를 종합하면 A보좌관이 B씨에게 돈을 돌려준 것은 김씨가 경찰에 구속(지난달 25일)된 이후로 알려졌다. 수사가 본격화하자 의혹을 최소화하기 위해 돈을 부랴부랴 갚은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경찰은 김씨가 김 의원이나 A보좌관에게 협박 문자를 보낸 시점을 지난달 18일 전후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 때 심각성을 인지한 김 의원 지시에 따라 금전변제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김 의원 말대로 ‘문제 없는 개인거래’로만 선뜻 보기 어려운 건 무엇보다 대선 과정에서 이뤄진 데 차용증도 없는 현금 거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선 승리 후 인사 등 청탁을 위한 보험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A보좌관에게 건네진 500만원이 드루킹 정치조직의 대선 지원과 함께 인사청탁을 들어주지 않은 데 대한 김 의원 협박 수단으로 쓰여진 점에서 대선 연관성을 떼어놓기 어려울 실정이다.

이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까지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씨가 주도해 대선 과정에서 선거운동에 적극 나섰던 드루킹의 경공모나 경인선을 자발적인 선거 운동 단체가 아닌 불법 선거 사조직으로 볼 여지도 넓어진다. 인사청탁과 돈이 오간 시점을 고려할 때 선거법 공소시효(6개월) 만료도 올해 8월이 된다.

경찰은 조만간 A보좌관을 불러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거래된 돈의 성격은 물론이고 이를 김 의원이 언제 알게 됐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돈이 오간 시점이 언제인지가 중요한데 김 의원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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