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마이크 낀 드루킹, 경선장 지휘하듯 보여"
드루킹, 작년 與 부산 경선장 참석.. 현장관계자처럼 귀에 마이크 꽂아
환호하는 일반 지지자들과 달리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 보여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필명 드루킹)씨가 대선 직전인 2017년 3월 3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대선 경선 현장을 찾았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김씨가 민주당 경선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 활동을 벌이는 사진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 언론사인 뉴데일리가 당시 찍은 사진 등에는 김씨가 귀에 '이어마이크'를 꽂은 채 관중석에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통상 이어마이크는 일반 지지자들이 아닌 현장 관계자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사용한다.
김씨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활동해 온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회원들이 자리한 관중석 맨 앞 통로에 앉아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 재벌적폐청산' 등이 적힌 파란색 수건을 들고 있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김씨는 뿔테 안경과 갈색 계통의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보통의 지지자들이 열성적으로 환호하는 것과 달리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어마이크를 통해 누군가로부터 상황을 듣고 현장을 지휘하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했다. 김씨가 이 같은 사진이 찍힌 시각,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64.7%로 압도적 승리를 한 뒤 연단에서 내려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경인선은 온라인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선플(착한 댓글) 달기 운동'을 주도하면서 경인선 블로그에 "문재인 전 대표가 의미심장한 '부탁'을 해서 여기까지 오게 했다"는 글을 올렸다. 오프라인에서는 문 대통령 유세 현장을 따라다녔다. 실제로 경인선 회원들은 작년 3~4월 광주·대전·부산·서울 네 군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장에 모두 나타났다. 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광주 경선 현장에서 경인선 회원들 자리로 직접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때 김 여사를 곁에서 수행한 게 김경수 의원이었다. 김 여사는 서울 경선장에서도 경인선 회원들을 찾았다. 당시 김 여사는 수행원 만류에도 "경인선에 가야지, 경인선에 가자, 경인선에 가자, 경인선에 간다, 경인선에 간다"고 다섯 번 반복해 말했다.
김씨는 대선 이후인 지난해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손가혁(손가락혁명군·이 시장 팬클럽)'이라는 조직이 있고 안 지사는 조직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이건 내가 지난 대선 경선 때 다 참여해봤기 때문에 아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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