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선명한 TV, 렌즈 3개 스마트폰 .. 중국계 무섭네

손해용 2018. 4. 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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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앞두고 로마서 선보인 신기술
대만 홍하이가 사들인 샤프 TV
8K 70인치 LCD 세계 첫 상용화
인공지능 장착한 중국 화웨이 폰
500개 상황따라 프로급 사진 찍어
중국 제품 '추격자'서 '선도자'로

세계 가전 트렌드를 주도하는 삼성·LG전자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GPC) 2018’에서는 중국계 기업들의 도약이 눈부셨다. ‘IFA GPC’는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의 사전 행사로, 세계 가전·IT의 시장 트렌드를 미리 짚어볼 수 있다. 올해는 20~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됐다.

대만 홍하이그룹에 TV 사업부문이 인수된 샤프는 ‘IFA GPC 2018’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8K 70인치 LCD TV의 유럽 진출을 알렸다. 8K는 가로·세로 7680×4320 해상도를 지원한다. 10여 년 전 표준 해상도로 평가받던 풀HD(1920×1080)보다는 16배,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방송 3사가 상용화한 4K UHD(3840×2160)보다는 네 배나 선명하다. 샤프는 여기에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밟게 표현해주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기술과 1000 니트(1 니트는 촛불 1개의 밝기)의 화면 밝기를 지원한다.

한국의 삼성·LG전자도 8K TV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아직 시장이 아직 덜 형성됐다는 판단에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샤프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대형화’와 ‘8K 고화질’이 주요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이번에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이다.

IFA에서 앞선 기술 선보인 중국계 기업들
샤샤 레인지 샤프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샤프가 돌아왔다’(Sharp is back)라는 브리핑을 통해 “유럽 TV 시장은 대형화 추세가 빨라지고 있어 8K 대형 TV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더 큰 크기의 제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50~54인치 TV 제품 판매량은 23% 줄었지만, 55~59인치 제품과 60~69인치 제품은 각각 23·37% 증가했다.

삼성·LG전자에 이어 세계 3위 TV 제조사인 중국의 TCL은 2020년까지 유럽 TV 시장에서 ‘톱 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TCL은 중국 내수시장의 압도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2016년 9%였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1%로 끌어올렸다. 이젠 중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적인 가전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유럽에서 기술로 대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이를 위해 TCL은 ▶디자인▶화질과 소리▶이용자 경험(UX)▶인공지능(AI) 등 네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내년에는 65·75인치 LCD TV를 선보이고, 2020년대에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QLED TV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마렉마제스키 TCL 유럽 제품개발 담당 이사는 “TCL은 매년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을 만큼 디자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통해 음성 명령으로 TV를 제어하고, 뉴스·날씨·일정 등의 정보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세계 3위까지 치고 올라간 중국 화웨이도 스마트폰 P20와 P20프로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강조했다. 독일 라이카와 협업해 만든 P20프로에는 세계 최초로 세 개의 카메라 렌즈를 조합한 ‘트리플 카메라’가 들어갔다. 그간 광각·망원 분야를 렌즈 하나로 처리하던 것과는 달리, 트리플 카메라는 세 개의 렌즈로 광각·망원·색감 분야를 각각 처리하면서 화각이 넓어지고 화질도 선명하다.

특히 P20 시리즈는 인공지능 기능을 지원해 19가지 카테고리 내 500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구분, 전문가가 찍은 듯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또 피사체의 움직임을 예측해 세세한 움직임을 잡아내는 식으로 촬영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화웨이는 포르셰가 디자인한 ‘메이트9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옌스하이데커 IFA 조직위원회 총괄 사장은 “과거 한국·미국·일본 기업들이 내놓은 신기술을 재빨리 흡수하던 중국 제조사들은 이제 주요 핵심분야에서 혁신을 이끌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로마=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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