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78%·원광대 24%.. 로스쿨 변시 합격률 '극과 극'

배민영 2018. 4. 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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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지방 로스쿨 간 변호사시험 합격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 실시한 제7회 시험 합격률을 보면 1위에 오른 서울대(78.65%)와 최하위인 원광대(24.63%)의 합격률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로스쿨의 합격률이 높았지만 지방 소재 로스쿨 합격률은 저조했다.

서울과 수도권 14개 대학 로스쿨은 전부 80% 이상의 합격률을 보였으나 지방 로스쿨로서는 영남대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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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제도 도입 10년 만에 성적표 첫 공개/누적합격률 서울지역 SKY 90%대/지방 합격률 저조 '변시낭인' 양산/동아대·제주대·원광대 등 60%대/하위대 앞글자 따 '강제동원' 자조

서울·수도권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지방 로스쿨 간 변호사시험 합격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 실시한 제7회 시험 합격률을 보면 1위에 오른 서울대(78.65%)와 최하위인 원광대(24.63%)의 합격률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저조한 합격률을 보인 강원대·제주대·동아대·원광대 로스쿨의 앞글자만 딴 ‘강제동원’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전국 ‘성적표’ 공개로 ‘로스쿨 구조조정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합격률, 서울과 지방 양극화 뚜렷

법무부는 22일 ‘1∼7회 변호사시험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을 공개했다. 로스쿨별 합격률이 일반에 공개되기는 로스쿨 출범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합격률 공개는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지난해 치러진 6회 변호사시험의 학교별 합격률을 공개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최근 서울고법이 변협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뤄졌다. 법무부는 1∼7회 시험의 로스쿨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을 모두 공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로스쿨의 합격률이 높았지만 지방 소재 로스쿨 합격률은 저조했다. 7회 시험의 대학별 합격률을 보면 하위 5개교가 모두 지방에 있다. 1위인 서울대(78.65%)와 최하위인 원광대(24.63%) 간에 54.02%포인트 차이가 난다.

올해 서울시립대를 제외하고 서울과 경기, 인천에 있는 13개 로스쿨은 모두 50% 이상의 합격률을 보였다. 지방에선 영남대 로스쿨이 59.79%로 7위에 오른 것 외에 10개교가 모두 합격률 50%를 밑돌았다.

각 학교 기수별 석사학위 취득자 대비 누적합격률을 보면 연세대가 94.02%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서울대 93.53%, 고려대 92.39% 순이었다. 대체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의 합격률이 평균(83%)을 웃돌았다. 누적합격률에서도 지역간 양극화가 뚜렷하다. 서울과 수도권 14개 대학 로스쿨은 전부 80% 이상의 합격률을 보였으나 지방 로스쿨로서는 영남대가 유일했다.

◆로스쿨 구조조정 여론 거세질 듯

이번 공개를 통해 이른바 ‘사시 낭인’을 없애기 위해 만든 로스쿨이 ‘변시 낭인’을 양산한다는 지적을 피하게 어렵게 됐다. 특히 지방에서 합격률이 극히 낮아 구조조정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방에 정원을 다소 무리하게 배정한 게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스쿨 정원은 총 2000명인데 서울대가 150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성균관·연세대와 경북·부산·전남대가 각 120명이다. 서울 권역(강원대 포함)에 1140명, 나머지 지방 권역에 860명이 배정됐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지방의 로스쿨들은 아무래도 대학 입시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많이 받지 못해 시작부터 좀 불리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수업 이외에 학업 보충이 필요하면 학원 등에 가야 하는데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그런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보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개업 중인 전체 변호사의 80%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로스쿨 정원은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다.

이율 대한변협 공보이사는 “수도권 대학생 중 일부가 지방 로스쿨에 진학하고 변호사들은 서울로 올라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제대로 못 하는 곳은 도태해야 하고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율 이사도 “합격률 공개가 로스쿨 통폐합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로스쿨 제도가 실질적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영·배민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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