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지속성장 해법, 금융혁신에 달렸다

2018. 4. 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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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드디어 완연한 저성장기에 진입했다. 1962~91 중의 연평균 9.7%의 고성장기와 1992~2011년 중의 연평균 5.4%의 중성장기를 지나 2012~2017년 중의 연평균 2.8%의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1% 성장에 6~7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반면 연간 대졸자만 50만 명씩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3%에 못 미치는 성장률로는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특히 2013년 이후부터는 세계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년부터는 세계경제는 완연한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는데도 한국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성장률 저하의 원인을 보면 투자 둔화, 생산성 하락, 지적자산 축적 둔화, 생산가능인구 하락을 들 수 있다. 투자 둔화는 임금급등과 규제증가로 기업들이 국내투자보다는 해외투자에 주력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는 해외투자액이 437억 달러로 사상 처음 4백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한 마디로 기업들의 탈한국러시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성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1~5년 중 5.0%였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은 87년 체제가 시작된 1987년의 31%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등 저생산성 서비스업 비중만 증가하고 각종 규제로 지식집약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등 한국경제는 구조적인 저생산성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업생태계는 열악하고 강성노조 반기업정책 등으로 성장생태계도 무너져 혁신역량과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정도는 세계 25위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높은 80% 내외의 대졸비율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의 평준화 교육으로 인한 우수인재 양성이 부진하고 비효율적인 연구개발투자로 지적자산 축적이 둔화되고 있고 인구구조 급속한 고령화 따른 생산가능인구 하락도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러한 저성장국면을 타개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혁신성장을 통해 기업투자를 증대시키고 하락하고 있는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혁신이 긴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혁신에는 모험금융자본 육성, 금산융합, 암호화폐공개(ICO) 활성화가 중요하다. 모험금융자본에는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코넥스 코스닥시장, 인수합병시장이 있다. 벤처스타트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엔젤투자와 벤처캐피탈투자가 활성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코넥스 코스닥시장, 인수합병시장 등 투자자금의 회수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금산분리라는 70년대의 시대착오적인 도그마에서 벗어나 금산융합으로의 정책전환도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금융의 융합이 중요한데도 한국은 산업자본은 의결권 있는 지분 4%까지만 허용하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엄격한 금산분리로 인터넷은행도 좌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중국 알리바바는 마이뱅크 지분을 30% 가지고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금융혁신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암호화폐공개(ICO)도 블록체인 기반 벤처스타트업들의 새로운 자금조달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회사들에게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는 것과 유사한 행위다. 무조건 금지는 굴뚝산업 시대의 잣대가 아닌 급변하는 암호화폐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구시대적 정책이다. 금지보다는 일반 투자자들도 암호화폐공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시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스위스의 크립토밸리처럼 한국에서도 암호화폐공개(ICO) 특구를 지정해 크립토밸리를 육성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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