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러, 석유 감산 내년까지 이어간다

송경재 입력 2018. 4. 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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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결정 성공적" 자평 내년까지 연장으로 가닥 트럼프 "유가 너무 높아"
논의국 겨냥 발언 트윗
로이터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이 석유생산 감축을 내년까지 이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러시아의 유보적인 태도와 이란 등의 잇단 반발을 근거로 감산이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던 기대가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부터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 위험, 러시아에 대힌 경제제재로 석유공급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OPEC과 러시아가 감산 연장으로 기울어 유가 상승세에는 탄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한편 유가 상승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OPEC이 설전을 벌이는 이례적인 모습도 연출됐다.

■ 감산 내년까지 연장에 무게…대신 탄력적 적용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 석유장관들이 이날 사우디에서 논의를 갖고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도박에 가까웠던 1년 반 전의 감산 결정이 성공적이었다는 자평 속에 연말까지 감산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내년까지도 이 성공적인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했다.

감산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그동안의 성과를 만족해하면서도 아직 숙제가 끝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뒤 트위터에 올린 말을 빗대 "임무완수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렉산데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도 러시아는 감산 이행에 '100%' 협조할 것이라면서 감산 참여국들은 "이같은 협력을 내년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입장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다. 노박 장관은 그동안 지금까지의 유가 상승에 만족한다는 신호를 보내왔고, 이때문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감산이 당초 계획했던대로 올 연말 끝나면 러시아는 감산 종식 분위기를 몰고 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특히 러시아 민간 석유업체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감산해제를 촉구해왔던 터라 감산연장에 부정적인 국내 분위기가 감산종식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감산연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 이날 확인되면서 감산연장은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들은 감산이 연장돼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팔리 장관은 감산을 '무한정'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감산이 한시적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내년 석유생산 체제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OPEC 설전..."유가 상승 책임 상당분은 트럼프에"

OPEC과 러시아 등의 모임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이들을 겨냥해 유가가 "부자연스럽게 매우 높다"면서 감산 산유국들이 유가조작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OPEC이 그것(감산)을 다시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가는 "부자연스럽게 매우 높다! 좋지 않고, 용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발언은 그러나 유가에 일시적으로만 영향을 줬을 뿐이다. 감산 연장에 무게가 실렸다는 소식으로 상승세를 타던 유가는 트럼프 발언 뒤 곧바로 배럴당 50센트 하락하기도 했지만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회의 뒤 트럼프 발언을 접한 감산참여국들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트럼프의 시리아 공습 뒤 "임무완수됐다"는 트위트를 빗대 "임무완수가 아직 안됐다"고 감산지속 배경을 설명하고, 트럼프가 지적한 것과 같은 "부자연스러운 가격이라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OPEC 공격은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 상승은 OPEC과 러시아 등의 감산이 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밖에도 시리아 내전, 트럼프의 5월 이란 핵합의 연장 여부, 리비아 정정불안, 베네수엘라 감산 악화, 러시아 경제제재 등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과 세계 경제 동반성장과 이에따른 수요 증가 요인이 겹친 탓이기 때문이라는 측면에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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