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로 확장' 몸집 키우는 직방..중개사들 불편한 이유

김종윤 기자 입력 2018. 4. 22. 07:00 수정 2018. 4. 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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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 인수에 이어 다음부동산 운영권도 확보
"지금은 무료..결국엔 아파트도 유료화 될 것"
(자료=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에서 개업공인중개사로 일하는 A씨. 지난 2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한방으로 단일화하기 위한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직방과 광고 계약을 중단했다. 하지만 영업활동에 상당한 지장이 발행하자 직방과 재계약을 추진했다. 직방 측은 A씨에게 신규가입 대상으로 과거와 같은 저렴한 광고비로는 매물을 올려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광고비 부담에 직방과 계약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직방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제공 스타트업인 '호갱노노' 인수를 시작으로 다음부동산 운영권까지 확보하면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직방이 업계 최강자인 네이버부동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이른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시장 지배력이 높은 직방의 광폭 행보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직방이 아파트 분야로 외연을 확장해 네이버와 양강 구도를 이어간다면 추가적인 광고비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직방, '호갱' 인수 후 다음부동산 운영권 확보…아파트로 외연 확장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직방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호갱노노를 인수했다. 호갱노노는 전국의 아파트 시세뿐만 아니라 입주예정물량, 학군정보 등을 제공하는 업체다.

직방 관계자는 "호갱노노 실거래가 분석 등을 통한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는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라며 "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합리적으로 만들자는 당사의 비전과 같다는 점에서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7일에는 다음부동산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가 운영 중인 다음부동산 서비스 전반에 대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한다. 다만 직방은 호갱노노와 다음부동산 활용방안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호갱노노는 인수 이후에도 직방과 별개로 창업자인 심상민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직방이 앞으로 아파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했다. 직방은 원·투룸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아파트에선 걸음마 수준으로 매물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중개사들에게 무료로 아파트 매물을 올리도록 유도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호갱노노의 다양한 정보에다 현재 보유중인 매물을 다음부동산의 아파트와 함께 연계한다는 예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현직 공인중개사들은 앞으로 직방이 다음부동산과 매물을 공유한다면 광고비가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서비스 강화를 위해 가상현실 홈투어·빅데이터랩 등과 같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광고비를 통해 투자금액 회수에 들어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직방 광고비는 해마다 야금야금 상승하고 있다"며 "시장 지배력이 높아 광고를 하지 않을 수도 없어 중개사들은 '을'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료제공=직방© News1

◇"광고비 부담 꾸준히 증가…계약 포기하면 시장에서 도태"

현재 중개사들은 네이버부동산에 매물을 올리기 위해서 부동산써브·부동산114 등에게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여기에 직방까지 아파트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면 중개사들 입장에서는 양쪽 모두에 광고를 해야하는 이중 출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직방의 광고비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예를 들어 직방은 특정 오피스텔의 매물을 올리는 중개업소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광고비만 지불하면 같은 매물을 보유한 중개업소는 누구나 게시할 수 있어 효과가 분산된다는 게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또 직방과 광고계약을 일시 중단하고 재가입할 경우 할인혜택도 없다. 월 단위로 계약하는 직방은 계약을 연장하는 중개업소에 대해 둘째 달부터 할인혜택을 주고 있는데, 중간에 탈퇴했다가 다시 가입할 경우 신규 계약자로 보고 할인혜택을 박탈해 중개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1개의 단지에 인접한 개업공인중개사들만 매물을 올리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회원가입을 연속적으로 유지하는 분들에겐 15%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다음부동산이 직방과 연계돼 네이버와 같은 독과점이 진행된다면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과거 네이버는 개업공인중개사들과 직접 광고계약을 맺고 매물을 확보했다. 이후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정보를 취합해 공개하는 플랫폼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부동산도 아파트와 원·투룸 시장까지 확대한다면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광고비 부담 압박을 받더라도 중개사들이 이를 회피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온라인과 앱을 통해 집을 찾는 수요자들의 트렌드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여서 이들과 광고를 중단하면 업종 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중개사들은 과거 직방의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지만 중개사 가입이 급증한 지금은 과거와 같은 장점이 많이 희석됐다고 입을 모은다. 반대로 광고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구조로 변했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중개사들 모두가 광고 계약을 해지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요자들이 네이버와 직방 등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들에게 목을 매는 구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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