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의혹'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선 무슨 일이?

김학휘 기자 2018. 4. 21. 21: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80년 무노조'를 고수해온 삼성이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 검찰은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하러 삼성전자 서비스를 압수수색했지요.

숨가쁘게 상황이 전개되던 현장을 비디오머그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금 더 많은 일감을 줄이기 위해서…]

[불 끄고 지금 집에 가야 하는데.]

[나가세요. 개인 사무실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천 명 '직접고용'을 선언하기 하루 전, 대표적 문제 사업장으로 지목됐던 해운대센터를 찾았습니다.

5년 전, 이곳에서 처음으로 노조를 만든 사람들은 무슨 일을 겪었을까?

[김규명/삼성전자서비스 해운대센터 노조원 : 표적감사 나온 거에요. 5년 치를 다 뒤져서 들이밀면서 부정 부실이다, 그런 거죠. 그것도 안 먹히니까 그다음에 폐업 수순으로 들어간 거죠.]

노조 설립 8개월 만에 사측은 실제로 센터를 6개월 동안 폐업했습니다. 이유는 '대표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이었습니다.

[윤연일/삼성전자서비스 해운대센터 노조원 : 제일 강성이고 내근, 외근 (노조원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에 해운대 센터를 본보기로 (폐업)했다고 봅니다.]

인터뷰 도중 사측 관계자가 나타났습니다.

[좀 더 많은 일감을 줄이기 위해서….]

[불 끄고 지금 집에 가야 하는데.]

[거 밖에는 다 세팅했잖아요. 안에는]

[여기 불 끄고 가야 하는데 여기 와서 이러시면 어떡하노.]

[ ○○○님, 안에는 다 세팅했잖아요. 이쪽은 밖이잖아요.]

[아이고야]

취재 이틀째 날엔 이른바 '그린화 문건'으로 문제가 된 울산센터를 찾았습니다.

[임성원/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노조원 : (부모님이 계시는) 창원 본가에 (사측이) 편지나 이런 안내장을 보내죠. '아들이 이런 걸(노조) 하고 있으니 만류를 시켜라. 많이 안 좋다' 이런 식으로. '가능하면 (노조) 탈퇴도 시켜달라.' 부모님이 걱정이 돼서 전화가 올 정도로.]

'그린화 문건'이란 울산센터가 작성해 삼성전자서비스에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건으로 한마디로 군사정권 시절 용어처럼 노조원을 녹화하겠다는 겁니다.

[빈운덕/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노조원 : 다 겪고 '그린화 문건'을 보니까 다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아, 내가 그 대상자였구나.' 충격이 많이 컸죠.]

당시 협력업체나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서비스의 해명은 뭘까?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前 간부 : (그때 인사노무팀장 하고 계시지 않으셨어요?) 그때 당시에는 회사에서 그런 업무를 맡았었죠. ((그린화) 문건에 대해서 전혀 모르세요?) 예, 죄송합니다. 아는 게 없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남부지사 관계자 : (그 이유 좀 여쭤보려고요.) (인터뷰) 안 할 거라니까요.]

바로 이날(17일),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천여 명을 직접고용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임성원/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노조원 : 아, 이게 만감이 교차한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만감까지는 아니고 오천감 정도는 교차했는데. 너무 기분도 좋고 했지만, 이제 시작이구나. 열심히 해야 되겠다.]

다음날인 18일,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취재팀이 찾았던 해운대·울산 서비스센터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 수사로 '노조 파괴 의혹'의 진실이 드러날지, '삼성의 노조원'들은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획 : 이주형, 프로듀서 : 진송민, 취재 : 김학휘,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김경연, 디자인 : 정순천)      

김학휘 기자hwi@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