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슴 뛰게 하는 재래시장, 이색 볼거리와 먹거리

조찬현 2018. 4.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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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마다 장이 열리는 전남 광양 재래시장이다.

재래시장에서의 장구경도 재미나지만 그 으뜸은 역시 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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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5일장에 가다

[오마이뉴스 조찬현 기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광양 5일장 노점이다. 할머니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찬현
재래시장에 가면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전남 광양 재래시장이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참 다양하다. 여행 중에 들러 보는 재래시장의 묘미는 언제나 그렇듯 기대이상이다. 장이 열리는 날이면 꼭 볼일이 없어도 한번쯤 들러 보는 게 좋다. 그곳에서의 얘기치 않는 이색 볼거리와 맛있는 음식은 늘 가슴을 뛰게 한다.

어시장이다. 갑오징어가 지천이다. 한 마리에 1만 원에서 2만 원이다. 그 크기와 선도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있다. 살짝 데쳐내 회로 먹으면 참 맛있겠다. 생선회도 보인다. 다양한 생선회가 깔끔하게 포장되어 군침 돌게 한다.

광양 5일장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렇듯 다양한 생선과 산나물 농산물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여행자들은 주로 이곳 특산품을 구매한다. 사실 이곳에 오면 웬만한 물건들은 다 있다. 그래서 이곳은 늘 활기가 넘친다.

아이들 남매가 아빠와 함께 장에 나왔다. ⓒ조찬현
아이들 남매가 아빠와 함께 장에 나왔다. 꼬마 녀석은 뭐가 그리도 궁금할까, 어물전 앞에 서서 생선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아빠에게 묻곤 이내 즐거워한다. 아빠와의 재래시장 구경은 아이가 자라서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이 있다. 살아오면서 어릴 적 엄마와 함께 아빠와 함께 했었던 재래시장에서의 추억은 아직도 기억 속에서 또렷하기만 하다.

여수에서 샛서방고기라 불리는 군평선이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씨알도 굵고 좋다. 숯불에 구워내면 너무 맛있어서 본 남편보다는 숨겨둔 샛서방에게 몰래 전해준다는 그 생선이다. 일명 금풍쉥이라고도 불리는 이 생선을 옛날 이순신 장군도 즐겨먹었다고 전해진다.

여수에서 샛서방고기라 불리는 군평선이다. ⓒ조찬현
제철 맞은 갑오징어다. ⓒ조찬현
가시가 별로 없고 맛있는 생선 준치다. ⓒ조찬현
가시가 별로 없고 맛있는 생선 준치다. 이 녀석은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빼어난 것은 이렇듯 조금의 흠결이 있어도 용서되는 법이다.

노점으로 가봤다. 할머니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두릅을 가지런히 손질하는가 하면 도라지 껍질을 벗기고 있다. 오이 마늘종 버섯 양파 풋고추 등 다양하다. 미나리와 달래 취나물 머위 등도 보인다. 이곳은 장보러 나온 이들보다 상인들이 더 많다. 진열해놓은 햇쑥과 햇고사리가 실하고 좋다.

함께한 지인 역시 장어탕이 맛있다며 한 그릇을 금세 뚝딱 비워낸다. ⓒ조찬현
장어탕은 토란대와 고사리 숙주나물을 듬뿍 넣어 붕장어와 함께 끓여냈다. ⓒ조찬현
생선 몇 마리와 나물을 조금 샀다. 장을 보고나서 먹거리 장터로 간다. 재래시장에서의 장구경도 재미나지만 그 으뜸은 역시 먹거리다. 시장식당이다. 입구에서 아주머니가 장어탕을 보글보글 끓이고 있다. 21년 세월 이곳을 지켜온 나름 내공 있는 집이다.

장어탕은 토란대와 고사리 숙주나물을 듬뿍 넣어 붕장어와 함께 끓여냈다. 고명으로 부추도 듬뿍 넣어준다. 제피가루를 뿌려내 한 그릇 비워냈다. 이마에는 땀이 송알송알 맺힌다. 봄날의 나른함이 싹 가시는 기분이다. 함께한 지인 역시 맛있다며 한 그릇을 금세 뚝딱 비워낸다.

햇쑥과 햇고사리다. ⓒ조찬현
"산~댁!"

할머니가 일행을 부르는 소리다. 이 얼마 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말인가. 옛날에는 택호를 부르는 게 일상이었다. 지금은 듣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사람의 이름 대신 출신지의 지명을 딴 택호를 부르곤 했다.

음식 값 셈을 치르고 나서 지인은 할머니 일행에게 막걸리를 건넨다. 자그마한 정성에 고마워하는 어르신들을 보자 가슴 한구석이 싸하다. 처음 만난 이들과도 금세 친해지고 오가는 정이 있는 곳이 시골장터다. 이런 게 재래시장의 인심이 아닐까. 

국밥집에서 만난 할머니 일행이다.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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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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