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G' 홍창화 응원단장, "한화 우승까지 은퇴 못해"

입력 2018. 4. 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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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2000경기, 3000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파이팅!". 

지난 20일 대전 넥센-한화전을 앞두고 특별한 시구자가 등장했다. '창화信' 홍창화(38) 한화 응원단장이었다. 숫자 1000을 새긴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홍창화 응원단장에게 이날은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장으로 의미 있는 날. 지난 2006년 처음 한화 응원단장을 맡은 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쉼없이 달려왔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와 5번의 리그 최하위로 암흑기를 걷고 있는 한화. 꼴찌팀 응원단장인 그에게 어느 누군가는 '극한직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래도 한화를 포기하지 않은 보살팬들은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함께 호흡하는 홍창화 응원단장에게서 위로를 얻었다. 

한화와 의리로 함께한 세월이 벌써 10년을 넘었다. 홍창화 단장은 즐겁고 행복하다. 언젠가 다시 할 가을야구, 그리고 아직 응원단장으로서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릴 각오가 되어있다. 다음은 홍창화 응원단장과 일문일답. 

- 1000경기 출장을 축하한다.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 2006년 처음 한화 응원단장을 맡았다. 12년 전에는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구단에서 1000경기 출장 기념으로 시구 기회까지 줬다.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 마음 같아선 가을야구를 가거나 결혼을 할 때 시구를 하고 싶었다. 나중에 은퇴할 때나 한 번 더 시구를 하고 싶다. 준비한대로 시구가 되지 않아 아쉬웠다. 스트라이크를 딱 넣고 퍼포먼스를 할 생각이었는데 못했다(웃음). 

- 어떻게 해서 한화 응원단장을 맡게 됐나. 
▲ 1999년 한화가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는 대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한화 골수팬 직속 후배가 있었다. 그 친구와 함께 치킨집에서 한화 우승하는 것을 보고 팬이 됐다. 2006년 한화 응원단장 기회가 와서 고민 없이 맡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 첫 해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할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10월29일로 기억한다. 9회 1사 만루에서 클리어가 내야 플라이를 치고, 데이비스가 삼진을 당하며 경기가 끝났다. 마지막 가을야구 응원은 2007년이었다. 10년도 넘었다. 그때 두산에 3패를 한 것이 마지막 가을야구였다. 

-응원단장으로 12년째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 팬 여러분들이다. 팬들께서 많이 좋아해주시고 그것에 힘을 얻는다. 암흑기 때 팀이 많이 졌지만 팬들과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 나 역시 한화 이글스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팬들 덕분에 암흑기를 버틸 수 있었다.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 뜻하지 않게 논란이 될 수도 있어 매사 조심해야 한다. 

- 한화 응원을 대표하는 8회 육성 응원과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가를 만들었다. 
▲ 육성 응원은 2007년부터 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가는 2010년부터 시작했다. 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가는 암흑기 때 많이 놀림도 받기도 했다. 이 응원가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 (가수 윤항기의 노래로) 어느 날 사우나에서 우연히 듣고 응원가로 만들었다. 

-한화는 기발하고 신나는 선수 응원가도로 유명하다. 
▲ 지금은 쓸 수 없는 응원가들이 아쉽다. 정근우·최진행 선수의 응원가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저작권 문제로 지난해부터 쓰지 못하고 있다. 예전 신경현 선수의 안방마님 응원가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도 새로운 응원가를 만들며 신경을 많이 썼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은 앞부분이 모차르트 클래식이고, 뒤에 나가는 노래 부분은 호주 민요다. 호잉이 잘하면서 팬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선수들만의 색깔을 잘 찾아 좋은 응원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 시즌 초반 한화가 상승세를 탔다. 응원단석에서도 분위기가 느껴지나. 
▲ 당연하다. 팬들께서 이기는 것에 적응을 하셨다. 아쉽게 오늘(20일) 져서 딱 5할 승률이 됐지만 시즌 전에는 '5할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19일 잠실 두산전 패배 후) 팬들에게 '아직 시즌 초반이다. 이제 시작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는 말씀을 드렸다. 연패가 있으면 또 연승이 있을 것이다. 올해 초반 분위기가 좋고, 지금 기세를 쭉 이어간다면 가을야구도 분명 가능할 것이다. 

- 야구 비시즌에는 겨울 스포츠도 맡는다. 
▲ 겨울에는 농구, 배구 남녀 팀들까지 총 4개 구단 응원을 맡는다. 야구 시즌까지 1년 내내 쉬는 날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즐겁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즐겁다. 

- 응원단장으로서 앞으로 꿈이나 목표, 계획은 무엇인가. 
▲ 응원단장은 내 직업이다. 일단 한화가 우승할 때까지 하고 싶다. 김주일 KT 응원단장이 42살인데 (최고령으로) 잘 버텨주고 있다. 내가 10개 구단 응원단장 중 나이로는 4번째다. 올해 나이 39살이지만 체력이 닿는 데까지 계속 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이제는 체력이나 피부 관리에도 힘을 쓰고 있다. 작년 겨울부터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 홍창화에게 한화 이글스란?
▲ 청춘이자 가족이다. 내 청춘을 바친 가족 같은 존재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 너무 식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도 한화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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