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와 만납시다] 달리다 갑자기 꺼진 지하철 전등..왜 일까? (과학의 날①)

김동환 2018. 4. 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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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일)은 51번째를 맞이한 ‘과학의 날’입니다. 지난 1967년 4월21일 과학기술처 발족을 기념하여 이듬해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정하고, 1973년 3월30일 제정·공포된 ‘각종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확정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과학 요소와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복잡한 식과 숫자 그리고 좀처럼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 모든 것들이 얽힌 탓에 어렵고 지루한 학문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흥미를 유발하는 분야이므로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이들이 과학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실생활 속 과학 세계를 소개하고자 여러 가지를 생각하던 중 ‘시민의 발’ 지하철을 예로 들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평소 지하철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었냐”고 물어본 결과 궁금증이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됐습니다. 하나는 ‘1호선의 절연구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선로의 마모’입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하철’ 씨의 질문>

서울역에서 남영역을 지날 때마다 1호선 열차의 일부 전등이 나가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전력공급방식 변경에 따라 등이 꺼지고, 냉난방장치가 중지된다는 방송이 나왔지만 쉽게 알아들을 수 없었죠. 케이블채널의 한 드라마 제작 모티브가 됐다는 기사를 보고는 더욱 원리가 궁금했어요.

 

“잠시 후 전력공급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전등이 일부 소등되며, 냉난방 장치가 잠시 정지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교통공사 ‘이전기’ 씨의 답변>

질문 잘 들었습니다. 먼저 두 가지로 나뉘는 지하철의 전기 계통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군요.

전기철도의 주 에너지원은 전기입니다. 한국전력으로부터 2만2800V 전기를 공급받아 지하철 내 변전소의 변압기를 통하여 교류를 6600V로 강압시킨 후 △ 각 정거장 전기실에 전기를 공급하여 신호, 통신, 동력, 조명, 환기 등으로 사용하는 계통과 △ 교류를 다시 직류 1500V로 바꿔 전동차에 공급하는 계통으로 구분합니다.

전기철도는 기술적, 경제적 안정성 등을 모두 비교해서 합리적으로 전기방식을 정합니다.

서울지하철 1호선 건설 계획 당시 철도청(現 한국철도공사)에서 건설하고 운영할 구간(서울역↔인천·수원 / 청량리↔의정부)과 추후 직통운행을 하게 되어있어서 전기방식 선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1호선 '서울역~남영역' 사이 절연구간. 서울교통공사 제공.



교류방식을 주장한 측은 △ 철도청 구간이 지상이고 △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 등의 전철화를 위해 이미 교류 2만5000V 방식으로 공사 중인 점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전철구간과 상호 직통 운전할 지하철 1호선도 당연히 교류방식이어야 한다는 거죠.

반면 도심을 지나는 지하철은 기술적, 경제적 우위에 있는 직류방식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직류 1500V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통신시설 유도장애와 터널 공사비 절감을 위해섭니다.

현재는 통신선의 차폐 기술이 많이 발전해 큰 문제가 없으나, 과거에는 교류사용을 반대할 만큼 통신시설 유도장애라든지 기타 문제가 우려돼 터널 높이를 줄이고 건설비가 적게 드는 직류방식을 선택하게 됐죠.

 

1호선 '청량리역~회기역' 사이 절연구간. 서울교통공사 제공.



1500V 전압의 직류(DC)전원을 사용하는 서울교통공사 구간과 2만5000V 전압의 교류(AC)전원을 사용하는 코레일 구간이 나중에 연결되면서 양 구간을 전기적으로 구분하는 동시에 전동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전차선과 전차선 사이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FRP수지로 이루어진 66~70m 길이의 절연구분 장치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한때 전기 계통이 죽는(정지) 것에 빗대어 ‘사(死)구간(Dead Section)’이라고 하였으나 어감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는 ‘절연구간(Neutral Section)’이라고 부릅니다.

절연구간을 통과하는 전동차는 다음 운행구간에서 공급되는 전압 및 전류에 맞춰 내부 전력공급 회로를 변경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전력공급이 차단되므로, 배터리로 유지하는 일부 비상용 조명등을 제외한 모든 조명과 냉난방장치가 정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4호선 '남태령역~선바위역' 사이 절연구간. 서울교통공사 제공.



주목할 점은 전동차 동력계통에도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인데요. 이때 전동차는 ‘타력운행(惰力運行·원래의 운동을 계속하려는 힘으로 주행하는 방법)’을 합니다.

따라서 타력운행 구간 300m 전에 절연구간 표지를 설치, 사전에 예고해서 기관사가 타력운전으로 해당 구간을 통과하게 합니다.

쉽게 말하면 관성을 보태 전동차가 움직인다는 뜻이죠.

다만 전동차 안전운행에 필요한 주요 제어설비 등은 정상 동작하므로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현재 지하철 1호선 서울역과 남영역 구간 외에도 ‘청량리역↔회기역’ 지하철 4호선 ‘남태령↔선바위’ 사이에 절연구간이 있습니다.

자, 두 번째 질문을 들어볼까요?

답변=서울교통공사
구성=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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