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폭음하는 대학생들..술 못 마시면 '왕따'

이순용 2018. 4. 2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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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에 거주하는 주부 임모씨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큰아들(20)의 음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대학생 문제음주 영향요인' 연구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이유로 '친목도모를 위해서'라고 응답한 대학생이 무려 80.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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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음주율 성인보다 높아..대학생 10명 중 8명 "친목 위해 술 마신다"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경기 안양에 거주하는 주부 임모씨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큰아들(20)의 음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아들이 일주일에 한두 번은 술에 취해 비틀대며 귀가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억지로 술을 마시도록 강요당한 건 아닌지 걱정돼 추궁도 하고 술을 자제하도록 타일러보아도 아들은 “학기 초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해지려면 술자리에 빠질 수 없다”고 말할 뿐이었다. 결국 며칠 전에는 술에 취해 들어온 아들이 방 안에 구토를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큰 소동을 피우기까지 했다. 다음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아들은 금주를 결심하면서도 “술자리에서 같이 어울리지 못하면 아싸(아웃사이더) 된다”며 걱정하는 눈치였다. 고민 끝에 임씨는 아들의 음주 문제를 상담받기 위해 가까운 알코올질환 전문병원을 찾게 됐다.

최근 조사 결과 우리나라 대학생의 고위험 음주율이 성인보다 높게 나타나 대학가 음주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갓 성인이 된 대학 신입생 시절은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음주에 노출되고 음주습관을 형성하게 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때 형성된 음주습관이 졸업 후 평생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생 음주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발표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남학생 10명 중 4명(44.1%), 여학생 3명 중 1명(32.8%)은 한 번에 10잔 이상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조사와 비교하면 각각 1.25배, 2.1배 늘어난 수치다. 또한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여자 5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남자 대학생 23.3%, 여자 대학생 17.2%로 성인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은 성인 여성(5.4%)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나 문제 음주행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성태 원장은 “이 같은 대학생들의 음주행태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힘들 때나 술을 마시고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에서도 술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잘못된 음주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대학생 문제음주 영향요인’ 연구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이유로 ‘친목도모를 위해서’라고 응답한 대학생이 무려 80.6%에 달했다.

허 원장은 “우리나라의 관대한 음주문화 특성상 술을 잘 마시면 사회성이 좋고 성격도 좋은 사람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대학생들은 졸업을 한 이후에도 과음과 폭음을 하는 음주습관을 이어가게 되고 결국 개인적,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파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을 자주 겪거나 음주로 인해 대인관계, 학업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미 중독의 단계에 들어선 것과 같다”며 “대학 때 술버릇이 평생의 음주습관이 될 수 있는 만큼 술 문제가 엿보인다면 가까운 중독관리통합센터나 알코올 전문병원을 통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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