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을의 반란' 돌입..직원500명 갑질제보 단톡방

함종선 2018. 4. 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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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원들이 오너 일가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직원 500여명은 20일 카카오톡에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이라는 이름의 단체채팅방(단톡방)을 만들어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비리를 직접 목격했거나 알고 있는 직원들의 제보를 모으고 있다.

단톡방 운영자는 ▶총수일가 음성 녹취 추가 파일과 폭언 육성 등, ▶총수일가의 비도덕적 갑질과 폭력, 부당한 업무지시, 필리핀 가정부, 운전기사 폭행 갑질, ▶직원 보직 박탈(어이없는 사유로 강등 또는 퇴사), ▶객실승무원 인원 감축. ▶세관 통과·세금 탈세·비자금, ▶제주도 제동목장 관련 불법 비리, ▶국토부와 관련된 비리·비위 사실, ▶LA 호텔 공사 관련 불법 비리·비위 사실 등을 우선적으로 제보해달라고 공지했다.

운영자는 단톡방 회원들에게 “다소 민감한 제보자료는 텔레그램 메신저의 일대일 채팅을 신청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카톡 대화방의 경우 카카오톡 본사 서버에 며칠간 자료가 남기 때문에 민감한 자료는 적합하지 않다”며 “텔레그램의 경우 절대 추적이 불가능하고 파일이나 자료 등도 로그분석이나 경로 추적이 안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제보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운영자는 “서로서로 모른 채 시작해 목표 달성 후 아무도 누가 누군지 모른 상태로 이 방은 없어질 예정”이라며 “우리 모두 배신하지 말고 끝까지 뭉쳐 싸워 이겨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운영자는 ”팩트에 기반을 둔 제보가 많이 올라와서 대한항공을 더 좋은 회사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출입기자들의 메일로도 오너 일가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화물기를 통해 오너 일가가 해외에서 산 물건들이 대거 들어왔다거나 한진그룹 계열사인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 직원들의 제일 중요한 일과는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이사장이 아끼는 호텔 내의 화단을 가꾸는 일이라는 등의 제보다. 오너 일가에게 당했던 ‘을의 반란’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관세청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해외에서 명품 등을 산 후 세금을 내지 않고 공항 내 상주 직원 통로를 통해 명품 등을 반입했다는 대한항공 직원의 제보에 따라 오너 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강서경찰서는 조현민 전무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폭언을 들은 직원들의 제보를 모으고 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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