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日자민당 파벌, 9월 총재선거 勢다툼 가열..아베 끌어내리나

정철순 기자 2018. 4. 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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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전승훈 기자 jeon@

- ‘포스트 아베’ 경쟁 시동

아베 국정지지율 20%대 추락

이시바·고이즈미 黨內 급부상

3者 여론조사 박빙 선두다툼

최대 파벌 호소다파 + 아소파

지금은 아베 밀지만 이탈 조짐

당원·의원 1차투표 과반 안되면

파벌입김 센 국회의원 2차투표

총재선거 前 아베 퇴진 관측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 하락으로 도쿄(東京) 정치권에서 총리 교체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면서 자민당 내 차기 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는 9월 예정인 자민당 총재선거 전에 아베 총리가 하차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총리 관저를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 3월 30%대에서 4월에는 2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자민당 총재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총리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1)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7) 의원에게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언론 역시 ‘포스트 아베’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니혼 TV계열 NNN방송이 지난 13~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의원이 24.4%를 기록해 23.3%를 기록한 이시바 전 간사장을 앞섰다. 같은 날 나온 교도(共同)통신 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26.6%를 얻어 25.2%를 얻은 고이즈미 의원을 앞서 두 사람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밖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 등이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혼슈(本州) 남서부에 위치한 돗토리(鳥取)현 출신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시바 지로(石破二朗) 전 국가공안위원장의 장남이다. 게이오(慶應) 대학 졸업 후 은행에 입사했다가 부친 사망 후 1981년 정계에 입문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 정치인 중 보기 드문 방위상 출신으로, 한국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이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과거사 문제에서 우측 일방통행식 외교를 펼쳤던 아베 총리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한국에서는 ‘합리적 보수’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민당 내부에서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뼛속까지 일본 정치인이다. 영토 문제를 두고는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주변국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일본의 자위권 문제에 대해서 “일본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며 필요한 최소한의 무기 사용은 헌법이 금지한 무력 행사가 아니다”면서 자위대의 무기 사용 기준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의원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로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7년 부친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국제적 외교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37세에 불과하지만 4선 국회의원으로 정치 경력도 떨어지지 않는다. 가장 큰 강점은 대중적 지지도다.

젊은 나이가 총재 선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지만, 일본인들의 정치 무관심 상황을 딛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처럼 돌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그는 당 중역을 맡으며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꾸준히 참배했으며 시마네(島根)현에서 열린 ‘다케시마의 날(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기념 행사에 참석하는 등 보수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총재 선거는 지방당원·국회의원에 의한 1차 투표와 국회의원들의 2차 투표로 갈린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2차 투표에서 당락이 결정되는데 국회의원들의 투표는 파벌의 영향력이 크다. 일본 언론도 각 파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자민당 내 3대 파벌로 아베 총리에게 우호적이었던 누카가파의 수장이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으로 교체되면서 반 아베 기류가 퍼졌고, 니카이파 수장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18일 ‘반(反) 아베’ 진영의 선봉에 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는 등 파벌 간 움직임이 분주하다.

현재 일본 자민당 내 파벌은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가 의원 96명으로 가장 크며, 이어서 아소파(60명), 다케시타파(55명·구 누카가파), 기시다파(47명), 니카이파(44명), 이시바파(20명), 이시하라파(12명) 순이다. 이 중 아베 총리는 호소다·아소파의 지지를 받고 있어 우세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바닥에서 맴돌 경우 파벌 내 이탈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직계인 이시바파를 이끌고 있으며 아베 총리에게 비판적인 기시다·니카이파의 간접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고이즈미 의원은 특정 파벌에 속해 있지 않아 대중적 지지도를 통해 아베 총리 실각에 따른 호소다·아소파의 이탈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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