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종전 선언 기대 속.. 북한 IT과학은 어느 수준?

이종림 객원기자 2018. 4.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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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에 훈훈한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오는 27일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 선언이 협의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반도에 정착할 평화의 분위기에 우리 국민 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68년 간 우리와 갈라져 살아온 북한은 폐쇄적인 통치체제 속에 많은 실상이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과학기술 또한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등에 대해서만 보도될 뿐 상세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과연 북한의 정보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북한에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할까요? 북한의 IT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GIB 제공

 

 

북한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까? 

북한에도 인터넷은 있지만 고위 관계자나 대외사업 관계자 등 외에는 접근이 까다롭게 제한됩니다. 이들이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외부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광명’이라는 북한의 내부 인터넷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주요 북한 관공서, 대학교 및 주요 도시의 소수 사이버 카페에서 접근 가능합니다. 

지난해 북한에서 ‘구글’이 검색엔진 사용률 1위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일반인의 사용은 어려울 것으로 추측됩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극소수 사용자만이 접속 가능합니다. 해외에서 접속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민족끼리’, ‘조선의 오늘’ 등 정치 선전을 위한 사이트는 남한을 제외한 해외에서도 쉽게 접속할 수 있습니다. 

2015년에는 상업용 인트라넷이 개방돼 ‘옥류’라는 북한 최초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가 개설됐습니다. 옥류에서는 북한에서 생산한 각종 식료품, 화장품, 의약품, 신발, 가방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쇼핑몰 옥류 접속화면 - 채널에이 캡처

 

 

북한에도 페이스북이 있다?

북한에서도 SNS 사용을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나요? 북한은 공식적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유사한 복제품을 만들어 SNS로 활용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SNS는 사용자가 이메일을 통해 가입하고 포스트를 올릴 수 있는 일반적인 SNS와 똑같습니다. 

북한이 이같은 페이스북 복제품을 개발해 사용한다는 사실은 미국의 온라인 인프라 업체 딘네트웍스의 더그 매더리가 북한 DNS에 기반한 페이스북 복제 시스템을 발견하며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트는 스코틀랜드 출신 10대 소년에 의해 곧바로 해킹됐는데요. 

당시 이 소년은 관리자 계정에 사용자 이름으로 ‘admin’을, 암호로 ‘password’를 넣자 터무니없이 쉽게 뚫렸다고 말했습니다. 해킹당한 이후로는 북한에서 사용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북한에서 페이스북을 그대로 따라 만든 유사 페이스북 - 딘네트웍스 제공

 

 

북한에서 개발한 스마트폰이 있다?  

북한 주민들도 6분의 1에 해당하는 약 4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습니다. 모두 북한 외부 지역과의 접촉은 차단돼 있으며, 감시를 위한 기본 도구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변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마트폰은 ‘아리랑’입니다. 덴마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크리스티안 부데 크리스텐슨은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다가 스마트폰을 몰래 갖고 나와 미국의 한 해킹 정보매체에 소개했습니다. 아리랑의 외관은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폰과 같으며, 내부에는 해외의 게임 앱들도 다수 설치돼 있습니다. 

북한의 스마트폰 ‘아리랑’ 외관 - 크리스티안 부데 크리스텐슨 제공

 

북한에서 ‘아리랑’으로 사용 중이던 앱들 - 크리스티안 부데 크리스텐슨 제공

이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블루투스를 통해 정보를 교환할 수 없으며 SIM카드를 삽입하면 폰이 꺼진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텐슨은 “어떠한 정보든 스마트폰으로부터 빼내려고 하면 파일이 사라졌다”며, “외부 장치와의 데이터 교환을 막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인 점에 감명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 북한이 개발한 ‘진달래3’도 안드로이드 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원형 홈 버튼을 사용하며 홈 런처도 안드로이드 버전과 유사합니다. 참고로 북한에서 스마트폰은 ‘지능형손전화기‘라고 부릅니다. 

북한이 개발한 ‘진달래3’ - ‘조선의 오늘’ 제공

북한은 나아가 태블릿PC도 개발했습니다. 북한의 IT업체인 룡흥은 지난해 ‘아이패드’라는 태블릿을 출시했습니다. 이 태블릿PC의 사양은 쿼드 코어 1.2GHz CPU, 1GB RAM, 8GB 하드디스크 용량을 지원하며, HDMI 케이블 및 키보드 연결 기능을 제공합니다. 스마트폰에 비해 다소 촌스러운(?) 외관의 이 제품의 상세한 성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개발한 태블릿PC - 룡흥 제공

 

 

운영체제는 리눅스 기반 ‘붉은 별’  
 
북한의 PC는 붉은 별(Red Star)이라는 자체 운영체제를 구축해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워드 프로세서, 달력, 음악 작곡 서비스 등 응용 프로그램 세트가 포함돼 있습니다. 참고로 북한 외에도 쿠바가 국가가 개발한 운영체제 '노바 (National Nova)'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PC 액세스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USB 메모리 스틱은 활용도가 거의 없는 액세서리에 불과한데요.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서 밀수입된 USB 메모리를 사용해 불법적으로 영화, 뉴스 및 기타 미디어를 교환하기 때문에 파일을 워터 마크 처리해 전송될 때마다 추적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PC 사용을 감시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운영체제 ‘붉은 별’ - 윌스콧 제공

 

 

북한은 ○○게임을 좋아한다?

북한 사람들도 게임을 한다면 어떤 게임을 즐겨할까요? 작년 여름, 북한의 선전 사이트 ‘아리랑 메아리’는 최근 북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3가지를 소개했습니다. ‘고구려전장’, ‘대결전’, ‘수호자’, 이 세 게임은 모두 폰으로 즐기는 전쟁게임으로 학생, 노동자 할 것 없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 – 아리랑 메아리 제공

‘고구려전장’은 역사를 거슬러 고구려를 배경으로 전쟁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다양한 임무 설정, 대결 등을 통해 재미를 주는 게임입니다. ‘수호자’와 ‘대결전’은 핵잠수함, 잠수함로켓 등 함선 간의 대결로 적을 무찌르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들을 소개한 해외 게임 웹진 ‘코타쿠’는 “아마도 현재를 배경으로 한 ‘수호자’와 ‘대결전’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핵 불균형이 커지면서 설정된 게임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출처 및 참고 :

https://www.vox.com/2014/12/22/7435625/north-korea-internet

http://www.businessinsider.com/north-korean-facebook-clone-2016-6

https://motherboard.vice.com/en_us/article/53ddqb/this-appears-to-be-north-koreas-facebook-clone

https://hackernoon.com/how-to-be-smart-in-north-korea-85d61443014e

https://www.gizmodo.com.au/2017/05/north-koreas-latest-tablet-computer-has-a-catchy-name-ipad/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이종림 객원기자 lumen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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