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누운 침팬지..무슨 생각을 하길래?

2018. 4. 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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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런던 자연사박물관 '올해의 야생사진' 전 수상작 공개

[한겨레] 해마다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최고의 야생사진을 선정하는 ‘올해의 야생 사진가전’을 연다. 직업적 사진가와 아마추어 그리고 어린이, 청소년이 응모하는 세계 최대의 야생사진 대중공모전이다.

애니멀피플은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허락을 받아 2017년 ‘올해의 야생 사진가전’이 선정한 각 부문 수상작을 공개한다. 연령별, 주제별, 동물별 부문 등 총 14작품이 뽑혔고, 대상작은 코를 잘리고 살해된 지 24시간도 되지 않은 코뿔소의 모습을 다룬 ‘종에 대한 추도’가 받았다.

동물 포트레이트 부문: 피터 델라니의 ‘명상’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는 250마리 침팬지 무리가 산다. 여기에 사는 ‘토티'는 수컷인데, 한 시간 이상 암컷에 구애해도 별 성과가 없다. 토티는 머리 뒤로 손을 모으고 열대우림의 숲에 누워버렸다. 광량이 부족한 열대우림의 숲에서 약간의 빛으로 좋은 이미지를 건졌다. 피터 델라니가 찍었다.

무척추동물 부문: 저스틴 질리건의 ‘크랩 서프라이즈’

커다란 키다리게와 문어가 만났다.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저스틴 질리건은 태즈메이니아대학교의 조류 이식 실험을 기록하면서 이 장면을 건졌다. 키다리게는 단 한 마리조차 보기 쉽지 않은 종이어서, 그는 아주 운이 좋은 편이다. 게다가 마오리문어가 키다리게를 사냥하는 장면을 포착했으니!

조류 행동 부문: 게리 피어스의 ‘부화기의 새’

대부분 새는 자기 몸에 알을 품는다. 반면 호주숲칠면조는 ‘자연형 오븐'을 이용하여 알을 부화시킨다. 흙 위에 둥지를 짓고 나뭇잎 등 유기물의 부패열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수컷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게리 피어스 집의 주변에 둥지를 지었다. 온도를 높이기 위해 ‘단열재'를 쌓고 있는 장면이다.

양서파충류 행동 부문: 브라이언 스케리의 ‘고대의 의식’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 크로의 샌디포인트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만난 장수거북. 장수거북은 거북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깊은 곳에서 사는 종이다. 알을 낳으러 오는 장수거북은 샌디포인트에서도 관찰하기 쉽지 않지만, 2주일 동안 노력한 끝에 포착할 수 있었다. 보름달 아래에서 장노출을 줬더니, 시간을 초월하는 느낌이 난다.

포유류 행동 부문: 토니 우의 ‘거인들의 모임’

향고래 수십 마리가 스리랑카 북동쪽 바다에서 모여있다. 향고래는 서로 몸을 비벼댐으로써 죽은 피부를 벗겨낸다. 벗겨낸 피부 껍질이 번져 바닷물은 우윳빛이 되었다. 토니 우는 17년 동안 고래를 연구하며 촬영해왔다.

지구 환경 부문: 로렝 발레스타의 ‘얼음 괴물’

거대한 물고기 괴물처럼 생긴 이 물체는 사실 빙붕의 ‘아랫도리’다. 로렝 발레스타 등 수중다이빙팀은 남극대륙의 프랑스 뒤몽 데르뵐 과학기지 주변에서 작업하다 이 사진을 건졌다.

흑백사진 부문: 아일로 엘빙거의 ‘Polar pas de deux’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의 바다얼음 주변에서 배의 닻을 내리고 아일로 엘빙거는 두 살짜리 새끼 두 마리를 거느린 북극곰을 보았다. 배의 부엌에서 나온 음식물들이 흘러나가자, 북극곰을 이를 핥기 시작했다. 엘빙거는 “이런 풍경에 기여를 한 게 부끄러웠다”고 말했지만, 그가 초점을 맞춘 북극곰의 발은 우리가 지구를 보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준다.

식물 부문: 도린 보판의 ‘삶의 태피스트리’

노르웨이 로포텐섬에서 찍었다. 해안에서 산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사면을 초록이 채웠다. 도린 보판은 “조용한 아침 해안가를 혼자 거니는데, 구름 사이로 햇볕이 들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위대한 광경이었다.

수중 부문: 앤소니 버베리언의 ‘해파리 기수’

앤소니 버베리언은 잠수해서 가장 작은 생물에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타히티 주변 바다에서 만난 바닷가재 새끼의 길이는 1.2㎝밖에 되지 않는다. 해파리 옆에서 바닷가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야생 사진가 부문: 아롱 베르티 게코스키의 ‘팜오일의 생존자’

보르네오섬의 사바 동부 지역에서는 코끼리가 삼대째 위태로운 생존의 길을 걷고 있다. 팜오일 산업은 보르네오섬의 숲을 잠식하고 있으며, 아시아코끼리의 아종인 보르네오코끼리도 1000~200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11~14살 부문: 애슐리 스컬리의 ‘갇혔습니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라마 계곡을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붉은여우 한 마리가 도로 주변에서 사냥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붉은여우는 눈밭으로 얼굴을 파묻더니 다시 얼굴을 들었다가 파묻길 반복했다. 깊은 곳 사냥감에게 나는 어떤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애슐리 스컬리는 여우만 몇 년 동안 찍은 경험이 있다. ISO를 1000까지 높인 대신 셔터속도는 아주 짧게 줬다.

10살 이하 부문: 에카테니라 비의 ‘갈매기의 그립’

노르웨이 배 여행 중에 다섯살 에카테리나가 찍은 사진이다. 무심코 음식을 던졌는데, 갈매기들이 둘러싸기 시작했다. 에카테리나는 겁내지 않고 사진을 찍었고, 흐린 하얀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이 나왔다.

청소년(15~17살) 대상: 다니엘 넬슨의 ‘좋은 삶’

콩고공화국 오드잘라 국립공원에 사는 서부저지고릴라 ‘카코'. 사진가 다니엘 넬슨은 세 시간 정도 숲을 헤맨 끝에 고릴라 넵튜노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고릴라들은 우기에 풍족한 단 과일로 축제를 벌이고, 카코도 빵나무 열매를 가지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듯하다. 아홉 살인 카코는 무리를 떠나 독립해야 할 나이다. 근육이 꽤 불었고 용맹을 과시하기도 하며 가끔은 무리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카코는 곧 실버백(고릴라 무리의 알파 수컷)이 되어 또 다른 가족을 이끌 것이다.

서부저지고릴라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야생동물 고기의 수요,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서식지 축소가 이들을 벼랑으로 내몬다.

대상: 브렌트 스터톤의 ‘종에 대한 추도’

검정코뿔소가 뿔이 잘린 채 죽어있다. 밀렵꾼은 한밤중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흘루흘루웨 임폴로지 사냥구역에 몰래 들어가 소음기가 달린 총으로 검정코뿔소를 쏘았다. 해부 결과, 총탄은 코뿔소를 관통해 내부 조직에 큰 상처를 남겼고, 코뿔소는 짧은 거리를 도망치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코뿔소가 밀렵 되는 이유는 값비싼 뿔 때문이다. 용의자는 약 5㎞ 떨어진 곳에 사는 지역 주민으로 알려졌다. 이 불쌍한 생명의 뿔은 중간 상인을 거쳐 모잠비크 그리고 베트남, 중국으로 건너가 한약재로 이용될 것이다. 사진가 브렌트 스터톤은 코뿔소 뿔 밀거래를 취재하기 위해 30곳 이상의 범죄 현장을 찾았고, 그중 하나가 그에게 대상을 안겼다.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런던자연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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