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전쟁터 된 네이버..'공감-비공감' 집착 이유는?

양효걸 2018. 4.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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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드루킹 사건에서는 여론 조작 말고도 하나 더 짚을 게 있습니다.

한국 포털사이트들의 댓글 제시 방식입니다.

댓글에 '공감'과 '비공감'을 눌러서 순위에 따라 표출되게 하니까 상위에 오르도록 클릭수를 조작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사건의 무대가 된 네이버는 뉴스 검색의 70% 이상을 차지하니까 더더욱 그런 환경이 됐다는 것이죠.

양효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관련 네이버 기사.

댓글에 달린 '공감'과 '비공감' 수가 어느 순간 치솟더니, 2분 반 동안 공감은 700여 건, 비공감은 200여 건 뛰었습니다.

일명 '드루킹' 김 모 씨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입니다.

공감수를 늘려 최상위 '베스트 댓글'이 되면 기사 바로 아래, 가장 오래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원래 네이버 댓글은 단순히 공감수만으로 베스트가 되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비공감수에도 가중치를 줘서 극단적 내용의 댓글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야당은 네이버 창업자를 불러 대선 때 문재인 후보에 비판적인 댓글이 공감수가 많은데도 순위에서 밀려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해진/네이버 창업자] "정확한 지적이신 거 같고요. 저게 왜 저렇게 나왔는지 정말 (돌아)가서 정확하게 따져보고요. 반드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후 네이버는 단순히 공감에서 비공감을 뺀 수로 순위를 매기는 개선안을 내놓았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또 한 사람이 하루에 댓글을 20개 이상 달 수 없게 했지만 '드루킹'처럼 카페 회원들의 아이디 수백 개를 동원한 경우는 잡아낼 수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네이버가 고객을 붙잡아두려고 자극적인 댓글 경쟁을 방치한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김승주/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국내 업체들은) 구글과 검색엔진 경쟁을 하는 것은 이미 포기한 지가 옛날이에요. 포털 사이트라는 것을 만들어서, 그 사이트 안에 사용자들이 최대한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 사이트 안에서 쇼핑도 하게 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댓글조작을 막기 위해선 차제에 기사 댓글에 순위를 매기는 '경쟁 시스템'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양효걸 기자 (amadeu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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