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카스트로 쿠바]비혁명 세대 정부, 변화 가능할까?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쿠바에서 약 60년간 이어진 카스트로 형제의 시대가 막을 내린다.
쿠비 의회인 국가평의회는 18일(현지시간) 국가 수반인 새로운 국가평의회 의장을 선출한다. 형인 피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쿠바를 다스려온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은 지난해 12월 두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새 국가평의회 의장으로는 미겔 디아스-카넬(57) 수석 부의장이 확실시 되고 있다.
AFP는 이번 세대교체에 대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 최고지도자 이름에서 카스트로가 빠지게 됐다"며 "(디아스-카넬은)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세대에 속하지 않고, 군복도 입지 않고, 공산당의 서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의 출범으로 쿠바인들이 변화를 체감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라울 카스트로, 2021년까지 공산당 서기직 유지 예정
디아스-카넬은 혼자 쿠바를 이끌지 않는다. AFP에 따르면 라울 카스트로는 90세가 되는 2021년까지 공산당의 최고지도자로 남아있을 예정이다. AFP는 통제된 과도기를 보장하고, 그의 제자(디아스-카넬)를 지켜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쿠바 정치사회학자 에스테반 모랄레스는 "카스트로는 계속해서 이념적 명목상의 지도자로 활동하고, 디아스-카넬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정부를 운영하는 업무에 집중하면서 결국엔 둘이 같이 일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디아스-카넬은 주요 동맹국인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쿠바 경제를 현대화 해야한다.
쿠바 시민들 역시 디아스-카넬이 '카스트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바나에 살고 있는 실직자 아리엘 오르티즈(24)는 AFP에 "정부는 바뀌겠지만 여전히 같은 종류다. 항상 카스트로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설사 다른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항상 카스트로 정부를 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은퇴한 79세의 라울 가르시아는 "라울은 떠나지 않을 것이고 피델처럼 우리와 항상 함께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
라울 카스트로가 형의 뒤를 이어 의장이 됐을 때 '또 한명의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았다는 회의적 목소리가 대두됐지만 일각에서는 개혁의 희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라울 카스트로가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로 쿠바가 경제적 혼란에 빠지자 보다 실용적인 인물이 됐다고 전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국방장관으로 일할 당시 군에 자본주의 사업관행을 도입해 대대적인 경제운용을 했으며, 국가평의회 의장이 된 이후에는 과도한 국가 급여를 삭감하고, 사용하지 않는 땅을 임대해 민간부문을 확대했다. 그 결과 자영업자의 수가 이전보다 3배 이상 늘기도 했다. 또 중국식 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해줬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정권시기에는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미국과 국교정상화에 이르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대미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쿠바와의 국교는 유지하되, 미국인의 쿠바 개별 여행을 제한하고, 쿠바 군부 또는 정보당국과 연계된 기업과 미국인의 금융거래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쿠바에서 미국 외교관들이 집단으로 음파 장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력 손실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 국무부는 주쿠바 미국대사관 폐쇄까지 검토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지난 1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8차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해 대미 관계와 관련, 대립을 피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치라도 물러서지 않을 거라며 강경한 자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과는 양국이 관계 개선에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선 관계 개선 움직임이 멈췄다"면서 "쿠바가 미국과 대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나 미국 정부의 어떠한 위협이나 압력이 있어도 사회주의 원칙에서 1mm도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국이 경제봉쇄와 금융제재를 계속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국제사회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 레오그랜드 아메리칸대학 정치학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라울 카스트로의 후계자가 개혁을 계속한다면, 그는 중국을 실패한 중앙 계획에서 사회주의 시장으로 변모시킨 덩샤오핑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라울은 자신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제를 바꾸지 못한 그저 한 명의 개혁 공산주의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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