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무역 그리고 스캔들'..미일 정상회담의 키워드

김진 기자 입력 2018.04.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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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중간선거 정국, 아베 총리에 불리할듯
"美, 일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 가능성"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미·일 정상회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팜비치 마라라고 골프리조트에서 개최된다. 두 정상은 5월 말~6월 초 열릴 전망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문제와 납북 일본인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무역 문제 등으로 어색해진 양국 관계와 두 정상을 둘러싼 각각의 스캔들 정국을 '밀월'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북한

그동안 대북 압박 기조를 고수해 온 일본은 올 초 한국·미국이 북한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배제돼 '재팬 패싱'(한반도 정세에서의 일본 소외) 논란을 일으켰다. 일본 정부는 이후 북·일 정상회담 추진 입장을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북한이 보유한 단·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위협 또한 느끼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안보를 양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역사적인 갈등 해소에 집중할 경우 미·일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 봤다.

정치 분석가인 도시카와 다카오는 "만일 (이후 있을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급속한 관계 진전을 이룬다면 아베 총리는 매우 불리한 입장에 처할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이를 두려워하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일이 한몸이 돼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에 있어 일본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한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의 유예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유럽연합(EU)·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이 내달 1일까지 관세 면제된 것과 대조적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와 관련해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안됐던 것보다 더 좋은 거래 관계일 때만 TTP에 다시 합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TP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에 탈퇴한 무역협정으로, 일본은 미국의 재가입을 내심 지지하지만 이에 따른 재협상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트윗에서 일본을 "수년간 우리에게 큰 손해를 입힌 나라"라고 지목하며 미일 양자협상을 압박하기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소속 던컨 이네스 커 아시아지국장은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선 미국으로부터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 또는 TPP 재가입을 받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으로부터 모종의 양보를 얻어내지 않는 한 이러한 '승리'를 안겨주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스캔들

이번 정상회담은 아베 총리가 다수의 스캔들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개최된다. 니혼TV 계열인 NNN이 13~15일 유권자 19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전월 동기 대비 4% 가까이 떨어진 26.7%로 집계됐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시아 스캔들과 성추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취임 초 수준을 되찾았으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다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런 상황이 두 정상의 관계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소는 "정치적 위기에 놓였을 때 지지 기반을 살리기 위해 무역에 대한 수사를 늘리는 것은 트럼프의 잘 알려진 습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상대로 무역 압박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분위기는 싸늘해질 수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미국 농업지대는 최근 중국이 예고한 미국산 농산물 관세 조치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표심을 지키기 위해 일본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구소는 "아베 총리의 강점 중 하나는 미국 대통령과 맺은 특별한 관계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외 외교 정책을 펴더라도 일본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믿게 하는 능력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상대로 무역 압박에 나설 경우 아베 총리가 또다른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출국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 © AFP=뉴스1

soho09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