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핵합의 파기 시한 임박 '진지전' 태세

2018. 4.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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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위협에 맞서 잔뜩 안으로 웅크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 이행으로 유예했던 대이란 제재를 다음달 12일 재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자력으로 최대한 버텨보려는 '진지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 수뇌부가 최근 두 달간 방문한 나라 명단에서도 미국을 상대하는 장기 진지전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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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품 애용, 외화 유출 강력 통제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 집회[AP=연합뉴스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위협에 맞서 잔뜩 안으로 웅크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 이행으로 유예했던 대이란 제재를 다음달 12일 재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자력으로 최대한 버텨보려는 '진지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부과는 이란엔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천연가스 수출이 다시 제약받는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동시 제재해 이란 경제에 큰 타격을 줬던 2012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이란이 표방하는 경제정책의 슬로건은 '에그테사데 모거베마티'다.

'저항 경제'로 번역되는 이 구호는 서방의 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력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하자는 뜻이다. 2년 전 핵합의가 이행된 뒤에는 외국의 자본에 맞서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란 정부의 정책 기조가 보태져 의미가 확장됐다.

핵합의 이행 뒤 외국과 교역이 활발해지는 듯했던 이란 경제는 이란에 적대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다시 '제재 시대로 유턴'하는 분위기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올해(이란력으로 춘분에 1397년 시작)를 '국산품 애용의 해'로 선언한 것도 이런 국내외 상황을 그대로 방증한다.

수입품을 최대한 줄이고 국산품 소비를 늘려 외국과 교류가 제한돼도 내수만으로도 경제 순환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9일 전격적으로 환율을 단일화하면서 외환 거래를 중앙은행의 통제 아래 두는 정책을 시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설 환전소를 통한 외환 거래를 제한하고, 모든 무역 거래로 발생하는 외환을 중앙은행, 국영 은행을 거치도록 해 기축통화 유출을 막는다는 게 이란 정부의 의도다.

2012년 서방의 제재로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 환율은 단 며칠 만에 1만2천리알에서 3만 리알 이상으로 뛰는 외환 위기가 발생해 이란 경제는 급격히 악화했다.

달러 대비 리알화 환율을 시중 시세보다 30%나 낮은 수준(4만2천리얄)으로 무리하게 묶어 놓은 것도 환란 재현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테헤란 시내[연합뉴스자료사진]

이란 국영 멜리은행은 지난해 터키와 맺은 통화 스와프 협정(14억 달러 규모)에 따라 무역업자들이 터키와 거래할 때 각자 자국화로 직접 대금을 거래할 수 있도록 16일 신용장을 처음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교역 규모가 60억 달러에 달하는 주요 무역국이자 미국·유럽과 밀착되지 않은 터키를 통해 달러, 유로화를 우회하는 통로를 나름대로 마련한 셈이다.

아울러 천연가스 매장량이 러시아와 맞먹는 이란은 에너지가 부족한 주변 국가와 가스관으로 단단히 연결하고 있다.

이란이 가스관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곳은 이라크, 터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육상으로 이어진 가까운 주변 국가다. 걸프 해역 건너 오만과도 천연가스 수출용 해저 가스관 건설에 합의했고 인도, 파키스탄과도 수출 조건을 협의 중이다.

이들 국가에 수출되는 천연가스는 하루 평균 4천300만㎥다.

이란 정부 수뇌부가 최근 두 달간 방문한 나라 명단에서도 미국을 상대하는 장기 진지전을 예상할 수 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터키,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를 찾았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세르비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동유럽권과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터키, 아제르바이잔, 타지키스탄 등 주변국을 찾아 경제 협력을 다짐했다.

또 베네수엘라, 세네갈, 나미비아 등 비동맹운동(NAM) 회원국과 남미의 주요국 브라질도 이례적으로 찾았다.

이란 이슬람혁명 집회[연합뉴스자료사진]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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