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매출 올려도..美서 사업하기 힘들어졌다

구유나 기자 2018. 4. 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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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사람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반(反)이민'을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취업 관련 비자 발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간 미국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부터 스타트업 창업에 성공해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는 개인사업자도 비자 거부가 두려워 떨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샤는 2010년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전문직 취업(H-1B) 비자를 받아 실리콘밸리에 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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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비자 발급 요건 강화되고 '스타트업 비자'도 사실상 폐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위스콘신 주 커노샤에 있는 도구 제조업체 '스냅온'본사를 방문해 '미국 물건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AFP=뉴스1


#미국 광고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옴니랩스'(Omni Labs). 2015년 세 명의 기술자가 공동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140개 고객사를 모집하며 성장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세 명의 창업자 중 두 명이 인도 국적이라는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취업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기 때문. 결국 둘은 미국을 떠나 캐나다에 새로 지사를 설립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사람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반(反)이민'을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취업 관련 비자 발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에서 여행용품 스타트업 '바우벡스'(BauBax)를 창업한 히랄 상하비 부부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미 몇 년간 미국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부터 스타트업 창업에 성공해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는 개인사업자도 비자 거부가 두려워 떨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인도 국적인 상하비는 10여년 전 부인 요간시 샤와 함께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학생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왔다. 샤는 2010년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전문직 취업(H-1B) 비자를 받아 실리콘밸리에 취업했다. 상하비는 H-1B 비자 대상자의 배우자에게 발급되는 H-4를 통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2015년 창업한 바우벡스는 여행용 기능성 재킷을 파는 회사이다. 워싱턴주에 있는 사무실에서 정규직 직원 6명을 채용해 함께 일하고 있다.

재킷 하나에 목베개, 안대, 여권 주머니, 핸드폰 주머니 등 15가지 기능이 다 들어있다. 같은해 7월 킥스타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받은 결과 목표액 2만달러(약 2100만원)를 훌쩍 넘는 900만달러(96억원)를 투자받았다. 재킷은 총 20만여개가 팔리면서 2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부는 오는 8월 취업비자 연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하비는 "비자가 만료되면 30일 내 폐업하고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미 이민국(USCIS)에 따르면 올해 H-1B 비자 신청 건수는 19만98건. 절대적인 수치는 2년 연속 감소세이지만 연간 발급되는 H-1B 비자가 8만5000건에 불과한 데다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오랜 직장을 버리고 고국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비자'로 알려진 '국제 창업가 규정'(IER·International Entrepreneur Rule)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IER은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미국 내 스타트업 창업자에 한해 2년 6개월간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시행일자를 1년 이상 미루고 있다.

브루스 어스트 미국 나스닥 부위원장은 CNBC를 통해 "기업가치 10억달러가 넘는 미국 스타트업 87곳 중 44곳의 창업자가 이민자"라며 "IER을 시행해 미국도 다른 나라처럼 전 세계 인재들을 끌어 모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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