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손경제] "3월부터 오렌지를 싸게 먹게 된 이유"

MBC라디오 2018. 4. 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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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따라 올해부터 3월~8월에 미국산 오렌지 관세 없어

- 7월부터는 EU산 오렌지에도 계절 무관세 적용

- 국내 감귤만이 아니라 사과, 배, 참외도 영향 받을 것

- FTA 계절관세 제도, 국내 과일 농가 보호에 실효성 적어


▶방송 : MBC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FM 95.1 (11:10~12:00)

▶진행 : 이진우

▶인터뷰 :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전문연구원



◇ 진행자 > 요즘 마트에 가보면 오렌지를 아주 산처럼 쌓아두고 팝니다. 가격을 보니까 1만 원에 열 몇 개씩 다른 과일에 비해서 아주 싸게 팔던데요. 지난 달 3월부터 수입 오렌지들 가격이 이렇게 떨어졌습니다. 왜 갑자기 오렌지 가격이 떨어진 것인지 전문가 한 분 연결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본부 박한울 전문연구원이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한울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렌지 가격 왜 떨어졌어요?


☎ 박한울 > 오렌지 같은 경우는 수입량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들어오고 있거든요. 전년과 비교해서 올해는 현재 작황이 양호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미국산 오렌지에 무관세가 적용되다 보니 수입량이 증가한 영향이 있습니다.


◇ 진행자 > 올해부터 관세 안 붙어요?


☎ 박한울 > 네, 한미FTA가 2012년 3월 15일에 발효되면서 3월부터 8월까지는 계절관세가 적용되고 있거든요. 기본관세율 50%에서 이행 1년차에 30%로 인하된 이후에 6단계에 걸쳐서 관세가 감축되었는데 올해부터는 무관세로 전환이 된 것입니다.


◇ 진행자 > 계절관세라고 하는 게 뭐예요? 계절관세가 붙는데 계절관세 관세율이 처음에는 50%였다가 점점 줄어서 올해부터는 0됐다는 뜻 같은데요.


☎ 박한울 > 네, 맞습니다. 계절관세 같은 경우 국내 생산 및 출하의 계절성을 고려해서 해당품목의 수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주출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그 이외 기간에는 관세율을 철폐하거나 감축하도록 하는 이중관세제도 라고 할 수 있거든요.


◇ 진행자 > 1년 중 몇 월 달에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관세가 비싸기도 하고,


☎ 박한울 > 네, 그렇죠.


◇ 진행자 > 없을 수도 있고.


☎ 박한울 > 네.


◇ 진행자 > 그럼 올해 미국산 오렌지는 몇 월 달에 들어올 때부터 올해부터 관세가 없어요?


☎ 박한울 > 3월부터 8월 사이에 계절관세가 0%인 겁니다.


◇ 진행자 > 그럼 9월부터 그 다음 해 2월까지는 비싼 관세가 부과됩니까? 미국산 오렌지도.


☎ 박한울 > 네, 현재는 지금 기본 관세율 50%가 유지가 되고 있고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계절관세 유예기간에는 기준 관세율이 부과되는 것이죠.


◇ 진행자 > 그럼 미국산 오렌지는 3월부터 8월까지고 오렌지가 미국산 말고 어디 다른 데서도 오잖아요.


☎ 박한울 > 네, EU산 같은 경우는 미국산이랑 마찬가지로 3월에서 8월에 계절관세가 적용되거든요. 그런데 FTA가 체결된 시점부터 관세가 감축되다 보니까 EU산은 올해 7월이면 무관세로 전환될 것 같고요. 호주산과 페루산 같은 경우에도 올해는 10% 계절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2020년 정도가 되면 이제 무관세로 전환될 것입니다.


◇ 진행자 > 미국이 FTA한 지 제일 오래돼서 미국산 오렌지는 일단 0이 됐고, 호주나 EU는 조금 기다려야 0이 되고,


☎ 박한울 > 네, 그렇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 9월부터 2월까지는 비싼 관세 물리는 이유는 우리나라 감귤농가 오렌지농가는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비슷한 과일들이 피해 받을까봐 그래서 그때는 관세내고 들어와라, 이런 건가요?


☎ 박한울 > 네, 그런 겁니다.


◇ 진행자 > 그러면 3월부터 8월까지는 미국산 오렌지가 무관세로 들어온다는 건 이때는 들어와도 우리나라 과일농가들이 별 피해가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허용한 겁니까?


☎ 박한울 > 국내산업보호 차원으로 일단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오렌지와 가장 소비 경합이 큰 품목 중에 하나가 감귤인데 감귤 중에서도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품종이 노지감귤이거든요. 노지감귤의 주출하 시기는 10월에서 2월로 대부분 출하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3월에서 8월 사이에는 출하가 적은 편이거든요. 그리고 또 일반 국내 과일류도 다른 계절에 비해서 봄철에 거래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 진행자 > 대개는 가을에 나오니까 과일들이.


☎ 박한울 > 네, 그렇죠. 그래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기간에 계절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래서 다른 나라들하고 FTA 협상할 때 우리나라 과일 좀 덜 나오는 이때만 관세 없애줄게, 다른 때는 관세 내고 들어와라, 이렇게 협상했다는 뜻이네요.


☎ 박한울 > 네.


◇ 진행자 > 알겠어요. 그런데 이게 저도 가끔 제주도에 가면 봅니다만 한라봉, 천혜향 이런 건 감귤하고 비슷한 것 같긴 한데 다르고 이게 보면 요즘 같은 때도 많이 나오고 여름에도 나오고 그렇지 않습니까? 감귤은 겨울에만 나와요, 이게 일부 노지감귤은 그렇지만 비슷한 다른 건 안 그렇지 않아요?


☎ 박한울 > 그렇죠. 한라봉이나 천혜향 등의 만감류는 이제 12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해서 이듬해 5~6월까지도 출하가 되는 품종들인데요. 3월 이후에는 그래도 반입 비중이 10% 내외로 적은 편이에요. 하지만 이제 한라봉 같은 경우는 만감류 중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출하되는 품종이다 보니까 미국산 오렌지가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시기와 좀 겹치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희 연구원 분석 결과에서도 보면 미국산 오렌지 공급량이 1% 증가하는 경우에 한라봉 가격은 0.9%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 결과도 있거든요.


◇ 진행자 > 경합한다는 거죠. 미국산 오렌지하고.


☎ 박한울 > 그렇죠. 결과적으로는 소비경향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 진행자 > 그럴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도 과일은 주로 가을에 나오니까 봄여름에는 우리나라 과일이 적으니 그때는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어요 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요즘에는 과일이 철이 어디 따로 있나요? 우리나라 농가들도 3월에서 8월 사이에도 과일 많이 내놓는 것 같은데, 그리고 꼭 한라봉 아니라도 사과나 이런 것도 미국산 오렌지하고 경쟁 제품 아닐까요?


☎ 박한울 > 네, 맞습니다. 사실 사과, 배 같은 경우는 설 이후로 반입 비중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연중 출하되고 있고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거 아니면 다른 또 저것을 선택하는 이른바 대체선택 과일들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 연구원에서 2014년에 연구보고서 결과에서 수입과일과 국내산 과일 간에 소비경합관계를 분석했던 게 있는데 대부분 봄철에는 바나나는 수박과 대체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것은 수박을 사러 갔다가 바나나를 사올 수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럼 또 다른 품목들이 오렌지 같은 경우는 감귤과 참외로 대체되는 것으로 보면 되고 수입포도는 참외, 수박 등이랑 대체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 진행자 > 그럴 거예요. 저도 집에서 가끔 아이들이 ‘엄마 참외 사주세요’ 그러면 ‘어제 오렌지 먹었잖아’ 이러고서 안 사주고 아이들은 그렇지 하고 수긍하는 경우도 있어요. 전혀 다른 작물인데.


☎ 박한울 > 아무래도 출하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대체될 수 있고 직간접적 영향은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시장 다 열라고 주장하는 상대 국가가 있었으니까 다 지키기야 쉽지 않았겠으나 오렌지 말고 그러면 다른 수입산 과일도 다 계절관세, 특정 기간만 관세를 깎아주는 그런 제도가 시행됩니까? 지금.


☎ 박한울 > 네, 시행되고 있고요. 계절관세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 과일 품목에는 포도나 오렌지, 키위, 만다린 등이 있습니다.


◇ 진행자 > 포도는 관세가 어떻게 붙어요? 수입산 포도는.


☎ 박한울 > 포도 같은 경우는 미국산과 EU산에 대한 계절관세가 작년부터 10월에서 4월 사이에는 무관세로 적용되고 있고요.


◇ 진행자 > 10월부터 4월까지는 포도가 관세 없이 들어온다.


☎ 박한울 > 네, 미국산이랑 EU산에 대해선 그렇고, 또 이제 칠레산 같은 경우는 2014년부터 11월에서 4월 사이에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요. 또 호주산 같은 경우는 올해 12월부터 4월에 계절관세율 0%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노지감귤도 지금 수입되는 포도하고도 경쟁을 하겠군요. 사실은 감귤 사러 갔다가 옆에 포도가 싱싱하고 더 싸면 포도 사오죠. 그냥 서로 전혀 다른 과일이지만,


☎ 박한울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우린 그럴 수 있잖아요.


☎ 박한울 > 네, 점점 과일들이 새로워지고 다양해지면서 선택폭이 넓어지는 건 사실이죠.


◇ 진행자 > 외국의 수출 농가 입장에서는 관세가 요즘처럼 낮아지는 시기에 특히 올해는 미국 오렌지 농가는 요즘 한국으로 들어가면 관세가 없다더라 해서 실제로도 더 많이 보내겠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마트 가면 그렇게 쌓여 있는 거군요.


☎ 박한울 > 맞습니다.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계절관세 적용 시기에 수입이 좀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요. 포도는 미국산을 제외하고 페루나 호주, 칠레산 거의 전량이 계절관세 적용시기에 수입되고 있고요. 오렌지 같은 경우도 계절관세 적용 시기에 수입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이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여러 과일 중에 싼 것, 맛있는 거 골라먹으면 되니까 행복해졌는데 반대로 국내 과일농가들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겠고, 말씀하신 대로 계절관세라고 하는 걸 도입했습니다만 사시사철 내다보면 사시사철 경쟁이라서 이게 다른 고민을 해야 된다는 목소리는 없습니까? 제가 과일농가면 이거 잠깐 몇 달만 관세 풀어주고 묶어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겠는데요.


☎ 박한울 > 그렇죠. 그래서 요즘에는 보면 대체작물을 발굴하거나 육성하는 지자체들의 지원도 되게 많거든요.


◇ 진행자 > 그렇군요. 보시면 우리나라 과일은 왜 그럼 혹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우리나라 포도는 우리나라에서 만드니까 운송비는 칠레산보다 훨씬 적을 텐데, 칠레에서 온 포도보다 가격이 더 비싸거나 경쟁력 떨어지는 이유가 왜 그런 겁니까? 이게 기후의 문제예요. 아니면 종자의 문제입니까? 어떻게 바라봐야 됩니까?


☎ 박한울 > 기후나 종자의 문제라기보다도 우리나라는 일단 면적이 적고,


◇ 진행자 > 농사짓는 면적 자체가


☎ 박한울 > 네, 네. 땅이 넓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가격이 조금 수입산보다는 비싸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면 이제 경쟁력이 조금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 거죠.


◇ 진행자 > 다른 나라는 농부 한 명이 들판 그 넓은 데서 다 혼자 농사를 짓는데 우리나라는 좁은 곳에서 지를 수밖에 없으니.


☎ 박한울 > 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수입산 과일 때문에 내가 피해입었다 라고 해서 요청을 한다거나 혹은 피해구제를 요청한다거나 하는 제도가 혹시 있어요?


☎ 박한울 > FTA 국내보완대책으로 일단 FTA가 시행됐을 때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해서 가격 하락의 피해를 입는 품목에 한해서 가격 하락의 일정부분 지원해주는 피해보전직불제도도 있고요. 또 이제 FTA 이행으로 지속적인 재배가 곤란한 농업인들에 대해서 폐업 지원을 해주는 폐업지원제도 등도 있습니다.


◇ 진행자 > 먼저 말씀해주신 게 그러니까 오렌지가 수입산 오렌지가 요즘처럼 싸게 들어오는 바람에 내가 재배하는 과일이 많이 가격이 내렸다, 이러면 나라에서 그 차액을 보전해준다는 겁니까?


☎ 박한울 > 그렇죠. 네. 지금 발동요건 세 가지를 충족해야 되는데요. 대상 품목의 해당연도 평균가격이 기준가격, 직전 5개년 평균가격 중에서 최고치랑 최저치를 제외한 3개의 평균가격이 이제 90% 미만으로 하락했다거나


◇ 진행자 > 그러면 평소보다 10% 정도 가격 떨어졌으면 된다는 뜻이네요. 대략.


☎ 박한울 > 그렇죠. 그런데 3개년 평균가격을 봐야되는 거고요. 또 이제 뭐 수입량이 연간 총수입량 중에 평균 총수입량을 초과한 경우라든지 아니면 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량이 기준 수입량을 초과한 경우에 해당이 되는 거죠.


◇ 진행자 > 그게 세 가지를 다 만족해야 돼요?


☎ 박한울 > 네, 그러다 보니까


◇ 진행자 > 이런,


☎ 박한울 > 올해는 과일 중에서는 대상품목이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어요.


◇ 진행자 > 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박한울 전문연구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한울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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