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드루킹 일당' 잡힌 뒤에도 靑 침묵.. 화 키워

박성준 입력 2018.04.16. 22:21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6일 민주당원 댓글 조작 파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사실을 밝혔다.

우선 자칭 '드루킹'인 김모씨의 오사카 총영사 추천은 실제 김 의원을 통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접수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씨를 놔둔 채 총영사 추천인만 불러 사정을 듣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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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적극 지지 이유만으로 요직에 천거 / 靑, 요주의 인물 알고도 후속조치 안해 / "그릇된 대선 논공행상 요지경" 비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6일 민주당원 댓글 조작 파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사실을 밝혔다. 우선 자칭 ‘드루킹’인 김모씨의 오사카 총영사 추천은 실제 김 의원을 통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접수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의 협박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를 직접 신고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씨를 놔둔 채 총영사 추천인만 불러 사정을 듣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후 청와대는 김씨 일당이 잡힌 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해 결국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인사검증을 담당한 민정수석실이 요주의 인물에 대한 검증에 손을 놓았다는 지적이다. 민정수석실의 검증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김 의원 말대로 인사수석실로 김 의원 추천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인사실에서 자체 검증하였으나 적합하지 않아 기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후 김 의원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연락해서 백 비서관이 접견실에서 한시간가량 총영사로 추천받은 A씨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16일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느릅나무출판사 입구에 김경수 의원 구속, 철저수사 등을 촉구하는 비난 구호가 적힌 피켓이 여러 개 붙어 있다. 이제원 기자
청와대에서 김씨를 즉각 만나지 않은 것은 당시 백 비서관이 드루킹 본명을 ‘최아무개’로 잘못 알 정도로 정보는 물론 연락처조차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력서를 통해 연락처가 파악된 A씨를 먼저 만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A씨 면담 결과 당시로서는 심각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백 비서관이 판단해 별도 후속조치는 없었다. 백 비서관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가볍게 구두로 보고하고 말았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은 궁색하다. 추천인의 성함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적인 사항인데 이런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인사 추천은 넓게 받되, 공정하게 인선하겠다”고 해온 만큼 김 의원의 오사카 총영사 추천은 탈락으로 이어지기까지 절차상 하자는 없어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필부(匹夫)인 김씨 추천 인사가 ‘대통령 최측근 추천’이란 꼬리표를 달고 청와대에 천거될 수 있었던 과정은 ‘그릇된 대선 논공행상의 요지경’이란 비판이 나온다. 자칫 검증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사천의 여지를 열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진상조사 등 김씨에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미진한 대응도 아쉬운 대목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