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아들, 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세월호 4주기, 우리가 그날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송욱 기자 2018. 4.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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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후 네 번째 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4월 16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영결식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자리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울먹였습니다.

그동안 72만 명 넘는 추모객들이 다녀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는 오늘(16일) 영결식을 끝으로 문을 닫고, 추모공원인 4·16 생명안전공원이 세워질 예정입니다.

■ 文 "별이 된 아이들이 대한민국 바꿨다"…코끝 찡했던 영결·추도식

오늘 영결·추도식은 합동분향소에 있는 위패와 영정을 추도식 제단으로 옮기는 진혼식을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경위 보고, 정부 대표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정부 대표로 조사를 남긴 이낙연 국무총리는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며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를 늘 기억하며 참사의 진실을 완전히 규명하고 그 교훈을 깊게 새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오늘의 합동 영결, 추도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에 대해서는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대한 염원은 못난 부모들에게 맡기고 이제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세월호 4년, 별이 된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달라지게 했다"며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합동 영결식에서 다시 한번 깊은 슬픔에 빠질 유가족들과 국민들 앞에서 세월호의 완전한 진실 규명을 다짐한다"며 "세월호의 슬픔을 나눠 함께 아파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 "보고 싶다, 꿈에라도 나와줘"…4년 전 멈춰버린 가족과 친구들의 시간

세월호 참사 유족과 친구를 보낸 생존자들의 시간은 여전히 4년 전에 멈춰 있습니다. 영결식 전, '다시 봄, 기억을 품다'라는 주제로 단원고에서 열린 추모식에서도 그 아픔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희생자 중 한 명이 오빠라고 밝힌 단원고 재학생의 편지는 많은 사람의 눈시울 붉혔습니다.

유족을 대신해 다른 학생이 대독한 편지에는 "오빠가 어떤 목소리였는지, 키가 어느 정도였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며 "볼 수 없다면 기억에 담아둘 테니 꿈에라도 나와달라"라는 간절한 호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세월호에서 살아 돌아온 학생들에게도 지난 4년은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단원고 생존자인 A 씨는 어느덧 대학 3학년이 됐지만, 4년 전 그날 기울어진 선실의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A 씨는 "제 발을 잡았다가 친구들이 놓쳤는데 거기서 나온 사람은 저밖에 없었다"며 그날의 기억을 힘겹게 떠올렸습니다.

이후 A 씨는 정신적 충격 때문에 석 달 동안이나 병원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을 위로하고 친구들을 추모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 "잊지 않겠다"는 약속 지키기 위해 아직 남아 있는 숙제는?

생존자뿐만 아니라 유족, 그리고 국민에게도 4년 전 그날에 대한 분노와 슬픔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4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SBS 취재진이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 당일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 시민에게 세월호는 여전한 아픔입니다. 안산에 사는 조영기 씨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시민들도 매일 분향소에 와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국화꽃을 놓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안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정대섭 씨는 "모든 교통수단에 내 자녀가 탔다는 정신으로 철저한 점검과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고, 유필순 씨는 "안전하게 뛰어다녀도 될 부모가 걱정 안 해도 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기억하지 않는 아픔은 되풀이될 수 있기에 가슴에 새겨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정기 씨는 "4년이 지났다고 해서 잊을 수 있는 사건은 아닌 거 같다"며 "기억하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안준석)    

송욱 기자songx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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