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드루킹, 김경수에 1년4개월간 문자·인사청탁·협박"

이영민 기자 2018. 4. 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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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서울경찰청장 "일부 자료만 분석완료, 수사대상 예단 어려워"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사진=뉴스1


정부 비방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일명 '드루킹' 김모씨(48)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2016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기사 제목 등이 담긴 메시지을 보냈다고 경찰이 밝혔다.

김씨는 올 3월 김 의원이 인사청탁을 들어주지 않자 김 의원의 보좌관에게도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속된 김씨 일당의 텔레그램 메시지 분석 내역 등을 공개했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포털사이트에서 기사에 정부 비판 댓글의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김씨와 양모씨(35), 우모씨(32) 등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원으로 밝혀졌다.

이 청장은 이날 "현재 입건된 피의자는 총 5명"이라며 "지난달 30일 검찰에 송치한 3명 외에 2명을 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범 2명을 최대한 빠르게 조사해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일부 언론보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각종 의혹은 대부분 확인해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란 입장이다.

이 청장은 "휴대폰 등 압수물에 암호가 걸려 있어 분석작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극히 일부분만 분석이 끝나 현재로서는 수사 방향과 대상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단 김씨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메시지와 일당이 사용한 대화방 등은 모두 텔레그램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은 카카오톡 등 다른 메신저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김씨가 김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기간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다. 이 역시 압수물 분석이 진행됨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메시지에는 기사 제목과 URL(네트워크 상에서 정보의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정한 규칙) 등이 담겼다. 해당 기사에 대해 좋은 댓글을 달았다는 식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국제정세 분석 자료 등 정치활동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내용을 보내기도 했다.

이 청장은 "김 의원은 메시지 대부분을 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읽고 의례적인 인사차원의 답 메시지를 보낸 것도 확인됐지만 아주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보도에 나온 것처럼 김 의원이 암호를 입력해야 열어볼 수 있는 파일을 김씨가 보낸 흔적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현 단계에서 김 의원이 이번 사건(매크로를 이용한 댓글 조작)에 연루된 정황을 확인할 수 없다"며 "김 의원에 대한 조사 계획 등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 외에 다른 정치인이 김씨로부터 문자를 받았는지 등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가 김 의원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내용도 김 의원에게 직접 청탁 문자를 보낸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일당들끼리 나눈 대화에서 '김 의원에게 인사청탁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이 나오는 것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인사 청탁 내용은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민주화 카페 회원 중 2명에게 오사카 총영사,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달라는 요구였다"고 밝혔다.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는 지난달 김 의원 보좌관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고 보좌관이 이 메시지를 읽은 기록도 확인됐다. 같은 시기 김 의원에게도 위협하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김 의원은 이를 읽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우선 1월17일 기사에 대한 댓글 조작 혐의에만 수사를 집중하고 다른 사안들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확대 수사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기사도 아직 추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 청장은 "민간인들이 댓글을 많이 다는 것 자체는 죄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과거 국정원 댓글개입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민간인이 댓글을 다는 경우 타인 ID를 도용하거나 매크로를 이용한 것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느릅나무출판사 간판을 내건 회사 사무실의 직원들로 회원수 2000명 정도인 진보 성향 경제민주화 카페에서 운영자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1월17일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라는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는 댓글의 공감 수를 매크로로 조작한 혐의다. 매크로는 댓글 추천 등 여러 작업을 한번에 자동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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