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임수정 "청순의 아이콘? 섹시한 캐릭터 욕심나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2018. 4.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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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탁'서 효진 역 열연
주체적이고 센 여성 캐릭터에 끌려
채식 시작, 삶에 긍정적 에너지 생겨
배우 임수정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근래 대중문화 속 여성 캐릭터들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궁전 속 공주나 청순가련형처럼 현실성이 결여된 캐릭터들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다. 오히려 자기주장이 강하고 내면의 욕망을 과감하게 드러냈을 때,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는 분위기다.

이는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색깔 있는 캐릭터를 선보이는 임수정의 행보와 맞아떨어진다. 최근 ‘시카고 타자기’, ‘더 테이블’ 등 남성캐릭터에 매몰되지 않는 여성상을 그리기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있는 임수정이다.

“‘캐릭터가 자기 삶을 어떻게 개척하는가’ 이게 제일 큰 관심사고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됐어요. 장르에 따라 악역이 될 수도 있고 ‘당신의 부탁’ 속 효진이처럼 당돌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죠. 남들이 뭐라고 하든 스스로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들에 확 끌려요. 그래서 서른 둘이란 나이에 16살 아들을 떠맡고 씩씩하게 사는 효진이가 좋았어요.”

오랜 시간 대중들의 기억 속에 뿌리박힌 ‘청순’ 이미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멜로물은 몇 개 하지도 않았는데 왜 청순한 이미지가 그렇게 박힌 건지 모르겠다”며 “다음엔 제대로 센 악역이나 완전 섹시한 캐릭터를 해서 소녀니, 청순이니 하는 말들을 없애버려야겠다”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사진=명필름 CGV아트하우스

“물론 나이 들어도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남는 건 좋죠. 단순히 어려보이는 게 아니라 그런 소녀 감성을 할머니가 돼서도 유지할 수 있다면 배우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보통 청순한 캐릭터는 보호해줘야 할 것 같고 수동적인 이미지가 크잖아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했을 때처럼 자기주장이 확실해서 괴팍하고 히스테리컬한데 한편으론 귀엽고 섹시한, 그런 주체적인 캐릭터들을 더 많이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동생을 잃고 아파했던 ‘장화홍련’의 수미, 까칠하지만 사랑스러운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정인, 스스로 싸이보그라고 생각해 매일 자판기에 말을 거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영군, 순수한 외모 뒤 뜨거운 욕망을 가진 ‘전우치’의 인경, 첫사랑을 찾아나선 ‘김종욱찾기’의 지우 등 팬들은 임수정의 익숙한 듯 낯선 매력을 사랑했다. 청초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그는 매번 새로운 면들을 틈틈이 표출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기곤 했다.

“독특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기억에 남는 건 ‘내 아내의 모든 것’이에요. 제 안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한 작품이거든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전 이런 면이 없어서 못하겠어요!’라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그런 얼굴을 가진 네가 이런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오히려 신선하지 않겠느냐’고 하셔서 용기를 냈죠. 연기하면서 제가 생각보다 말이 참 빠르고 수다스럽다는 걸 처음 깨달았어요. 하하. 그땐 ‘과연 사람들이 이런 면을 좋아해줄까?’ 반신반의했는데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죠.”

사진=명필름 CGV아트하우스

배우 임수정이 따뜻하게 반짝이는 봄 같다면, 인간 임수정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비슷할 것 같다. 평소 연기 외 관심사에 대해 묻자 “연기 말고도 할 게 너무 많다”며 최근 채식을 시작하며 달라진 일상에 대해 털어놨다. 채식 이후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해졌다고.

“비건 채식(완벽 채식)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어요. 처음엔 동물성 단백질 알러지 반응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건강을 위해 시작했죠. 고기, 유제품, 치즈 등 동물성 단백질을 일절 먹지 않아요. 비건으로 살다보니까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전에 보이지 않던 동물복지, 환경보호 같은 문제들이 보여요. 요즘엔 종종 플리마켓을 열어서 길고양이 후원도 하고 학대받는 유기동물이나 환경보호를 위해 일상에서 소소하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실천하고 있어요. 채식을 시작한 이후로 여행도 더 자주 다녀요. 가까운 일본 교토만 가도 채식인구가 굉장히 많아서 괜찮은 베지테리언 식당이 많거든요. 비건 친구들끼리 베지테리언 식당 투어도 다니고 예전에 비해 훨씬 삶이 활기차요. 그런 게 행복인 것 같아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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