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은 기자의 깨알클래식] 세계적 목관 앙상블의 악기 수명은?

김경은 기자 입력 2018. 4.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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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레 벙 프랑세(Les Vents Français·프랑스 바람)'가 날아든다. 베를린 필의 플루트 수석 엠마누엘 파후드와 파리국립오페라 오보에 수석인 프랑수아 를뢰,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했던 클라리넷 연주자 폴 메이어, 파리국립오페라 바순 수석인 질베르 오댕, ARD 콩쿠르에서 우승한 호른 연주자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등이 모인 관악 연주 단체다.

레 벙 프랑세의 연주를 들은 이들은 말한다. "천하무적!"(인터내셔널 레코드) 그런데 최고의 관악주자들은 어떤 악기를 사용할까.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바이올린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제작된 지 300년 지나야 최고로 꼽히는데 관악기는 어떨까. 유명 연주자의 악기는 '전설'이 되어 후세에 전해질까.

"정반대"라고 코스모스 악기 김길형 과장은 말한다. "소모품입니다. 쓸수록 망가져요." 금관은 관리를 잘하면 60년은 간다. 목관은 다르다. 온도 차가 나면 터져버리고, 균열도 잦다. 10년이면 폐기 처분하는 상황이 생긴다.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 임상우는 "새 클라리넷일수록 재료인 흑단(黑檀)에 물기가 많아 울림이 좋다"고 했다. 오보에를 6년마다 교체하는 연주자도 있다. 예외는 바순. 바순 수석 곽정선은 "스트라디바리우스 옆판과 뒤판에 쓰는 단풍나무로 바순을 만든다. 그래서 관악기족(族) 중 바순만 오래된 걸 귀하게 여긴다"고 했다.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목관 앙상블‘레 벙 프랑세’. /마스트미디어

'꿈의 악기'라 불리는 '헤켈' 바순은 1억원. 보통 바순은 4000만원 정도이고, 오보에는 1500만원, 호른은 1200만원, 클라리넷은 700만원 정도다. 레 벙 프랑세의 파후드가 쓰는 플루트가 7500만원대. 클라리넷은 40만원대부터 있어 일반인이 취미로 가장 많이 고른다.

남이 쓰던 악기여도 '바람길' 잘 든 고급이면 연습용보다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직접 불어봐야 안다. 연주자들도 공장에 가서 수십 대 불어본 뒤 선택한다. 악기나 사람이나 겪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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