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비핵화 안하면 北에 어떤 보상도 없다"
"매번 北 제재 너무 빨리 풀어줘.. 두 정상 비핵화 합의 환상은 없어
北 실제 핵포기? 낙관적 아니다"
미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2일(현지 시각) 상원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오자 시위대가 일어나 "그는 외교관이 아니다!" "전쟁 반대"를 소리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 강경파이자 CIA 국장으로 미·북 정상회담과 대북정책을 음지(陰地)에서 총괄하던 인사가 국무장관 지명자로 공식 무대에 데뷔하자 시위대가 몰려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북 정책의 막후 조율자인 것을 반영하듯, 이날 약 5시간에 걸친 인준청문회에선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여부와 북한에 대한 정권교체, 미·북 정상회담 전망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임박한 상황 속에서도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60회로 시리아(59회)보다 많을 정도였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보다 북핵 문제가 우선"이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이날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의) 포괄적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은 없다"면서도 "두 정상은 합의 도달이 가능한 조건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이 있다고 해도 엄청난 외교적인 일들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상회담은 큰 틀에서 합의를 추구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과정은 험난하고 멀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회담의 목표에 대해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나 정보기관 수장답게 북한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역사적 분석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그것(북한 핵)은 거의 (행운의)'부적' 같은 것으로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할 강압과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김정은은 정권 유지를 생각할 것"이라며 "김정은은 (정상회담 합의문) 종이 한 장 이상의 무언가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완수하기 전까지 어떤 보상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북한이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주장과 충돌하는 것이다. 그는 "북한에 보상을 제공하기 전에 (비핵화) 결과를 먼저 얻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6자회담 사례 등을 거론하며 "매번 (미국과 세계가) 제재를 너무 빨리 풀어줬다"며 "(제재를 풀자) 북한은 매번 합의에서 떠나버렸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 후에도 '최대 압박'을 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폼페이오 국장은 특히 대북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관련한 질문에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갖게 될 날이 올 수 있고, 대통령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외교적 수단이 성공적이지 않을 경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할 일련의 (군사적) 옵션을 제시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했다. 외교·경제적 제재 수단이 소진된 상황에서 북핵 프로그램 제거를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며 "미국이 외교를 넘어 행동하는 것이 필요할 시기를 상상할 수 있다"고도 했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 대북 선제공격의 길을 열어 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즉답을 피하며 "북한 김정은이 미국을 핵무기로 위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책무가 있다"고 답했다. 재차 정권교체 지지 여부를 묻자 "나는 오늘 정권교체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밝혀 기쁘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한 안보포럼에서 "북한의 핵 개발 능력과 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그를 '전쟁 매파'로 보는 미국 정치권의 우려를 잠재우려 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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