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조사위 "배에서 외력 흔적 발견.. 잠수함 충돌 가능성"

김형규 기자 입력 2018. 4. 13. 16:34 수정 2018. 4. 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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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월호 선체 왼쪽에 가해진 외력 가능성을 설명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발표자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외부 물체와의 충돌로 세월호가 침몰했을 수 있다는 ‘외력설’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선조위는 13일 서울사무소에서 소위원회를 열고 자체 조사와 외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월호 좌현 ‘핀 안정기’(스태빌라이저·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가 외력에 의해 손상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선조위는 이어진 전원위원회에서 관련 의혹을 밝히기 위한 추가 정밀조사를 의결했다.

선조위에 따르면 최대 25도까지 위·아래로 회전하는 세월호 핀 안정기는 작동각을 넘어 50.9도까지 움직여 비틀린 상태로 수거됐다. 핀축 표면과 그 접촉면인 내부 보스(boss) 부분 표면에서도 과도한 외력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긁힌 자국(스크래치)이 발견됐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발표자료

선조위는 세월호 화물칸 차량 블랙박스 분석 결과도 외력설의 뒷받침하는 근거로 언급했다. 외부 용역 조사 결과 블랙박스 화면에서 보이는 차량 움직임은 1G(9.8m/s2)에 해당하는 가속도 충격에 의한 것으로 통상적인 배의 선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 0.02G의 50배로 확인됐다.

이날 외력설 검토 결과를 발표한 선조위 조사관은 ‘외력’의 정체에 대해 “핀 안정기와 충돌하려면 수중 물체일 가능성이 높고 세월호보다 빨라야 한다.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잠수함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조위는 그동안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외부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해왔다.

이날 핀 안정기와 블랙박스 분석 결과, 자이로컴퍼스 성능 실험 결과 등 외력설을 지지하는 몇가지 근거가 제시됐지만 여전히 외력설도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세월호를 침몰시킬 정도의 외력(충돌)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선체 손상이 수반돼야 하는데, 왼쪽으로 누운 채 인양된 세월호 선체에서 그런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권영빈 선조위 상임위원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복원성의 문제, 즉 배 자체의 결함으로 보는 내재적 관점과 외부 충돌에 의한 것으로 보는 외력설 두 가지 다 균형감 있게 조사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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