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 스윕' 한화, 결과만큼 만족스러웠던 과정
[오마이뉴스 유준상 기자]
모든 야구팬들을 놀라게 만든 결과였다. 지난해 20승을 기록했던 외국인 투수 헥터마저 무너뜨렸다. 한화가 지난 10일~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KIA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4연승을 질주했다.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는 주중 3연전을 통해 단독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투수들의 호투로 우세 3연전 확보, 타선 폭발로 마침표
첫 날 경기에서는 김재영과 한승혁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직전 등판인 1일 SK전에서 4.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김재영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KIA 타선을 상대로 6이닝을 소화하면서 8피안타 1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안영명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8회말 하주석의 몸에 맞는 공으로 한화가 역전에 성공했다. 정우람이 9회초에 안치홍, 나지완, 정성훈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 점 차 리드 속에서 경기를 끝냈다.
첫 경기의 흐름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한화 선발 윤규진이 4.1이닝 7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4실점으로 주춤했지만, 마운드를 이어받은 송은범이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3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한 개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 사이 6회말에 터진 양성우, 송광민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가져왔고 정우람의 군더더기 없는 피칭으로 우세 3연전을 확보했다.
한화의 KIA전 스윕은 2012년 7월 27일~29일 이후 2083일 만에 나왔다. 당시에는 1차전 4-1, 2차전 3-1, 3차전 7-1 승리로 시리즈 내내 KIA 타선이 침묵했다. 3차전에서는 류현진(現 LA 다저스)가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 이후 KIA와의 3연전에서 시리즈 스윕을 가져가지 못한 한화는 투-타 분전에 힘입어 KIA를 압도할 수 있었다.
반대로 세 경기를 모두 내준 KIA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한승혁, 정용운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의 패배보다도 믿었던 헥터까지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 날 패배로 KIA는 공동 5위까지 내려갔고, 순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시즌 초반 한화의 상승세,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한화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30일~4월 1일 SK와의 3연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이후 롯데, KT, KIA를 만나면서 6승 1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15경기를 치른 현재 8승 7패, 그 가운데 최근 7경기에서 6승을 기록해 승률을 5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팀 타율 0.289(전체 4위), 팀 ERA 6.00(최하위)로 여전히 수치상으로는 투-타 불균형이 유지되고 있으나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특히 예년에 비해 접전 상황에서 발휘되는 선수들의 집중력,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눈에 띈다. 여기에 강팀을 만나서 3경기를 모두 승리한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더 상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화는 오늘부터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치르고 그 이후 두산, 넥센, KIA, 롯데를 상대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최근 한화의 흐름과 만날 팀들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두산과의 3연전 이외에는 무난한 일정으로 보여진다. 중위권까지 올라온 만큼 한화뿐만 아니라 순위 경쟁을 벌이는 다른 팀들도 한화의 결과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2007년 이후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많았다. 그럼에도 팬들은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했고, 이젠 한용덕 감독과 선수들이 그 믿음에 보답하려고 한다. 한화의 간절함이 남은 시즌 동안 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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