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입대도, 공무원도 되는데 왜 선거만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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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청소년에 대한 인식.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나온 배경이다.
당시 선관위는 "18살 청소년은 독자적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해 선거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의 법안을 포함해 선거연령 인하 관련 법안은 1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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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이승철 <소녀시대>
우리 사회의 청소년에 대한 인식. 귀엽고, 수줍은 존재. 딱 거기까지다. 어른들의 일에 끼어들 수 없는 미성숙한 인간. 그래서 참정권이 없다. 정치·일터·학교에서 청소년은 배제된다. 한국의 청소년은 정부 수립 이후 한번도 투표하지 못했다. 후보·정당의 지지 의견 표명도 할 수 없다.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가 없다.
머리까지 밀었다. 지난달 22일 국회 정문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회원 3명은 삭발 시위를 했다. 시위에 나선 김윤송 양은 "우리 목소리를 못 들은 척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양의 머리를 스쳐간 이발기의 소음과 절규가 국회에 전달됐을까.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나온 배경이다. 하 의원은 "중등교육을 마치는 연령인 18세부터 19세의 시민은 취업문제나 교육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며 "정치적·사회적 판단능력이 성숙한 만큼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유권자의 수를 늘리자는 정치공학적인 판단이 아니다. 인권과, 기본권과 닿아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법안들과의 균형을 맞추는 측면도 있다. 현행법에서 18살이면 결혼도 하고(민법), 운전면허를 따고(도로교통법), 군에 입대하고(병역법), 8급 이하 공무원도 된다(공무원임용시험령). 정치로 향하는 길에만 툭 하고 허들이 섰다.
대의 민주주의도 확대된다. 청소년 활동가인 변지혜 양은 "정치인들은 표가 돼야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들이 투표권을 가져야 입시정책 등 결정에 당사자 의견이 반영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법원(2014년 4월)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2016년 8월)까지 19세 이상에만 선거권을 인정한 것이 선거권 침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당시 선관위는 "18살 청소년은 독자적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해 선거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의 논의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가지 못한다. 하 의원의 법안을 포함해 선거연령 인하 관련 법안은 13건이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틀별위원회(헌정특위)의 해묵은 논쟁거리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반대 측이 요지부동이다.
반대 측은 학교 교육의 정치화를 우려한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월 헌정특위 논의에서 "선거 연령을 낮추면 '예비 유권자'라는 이름으로 정치 교육을 하는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교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이 많다"고 주장했다.
문화 차이를 주장하기도 한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정서나 환경, 선거 문화가 다른데 그 제도만이 지고지순한 제도인 것처럼 하는 것은 주체성을 잃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선거연령이 18세가 아닌 나라는 한국 뿐이다.
하지만 결국엔 선거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보수진영의 우려다. 젊은층 표심의 향배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포함해 젊은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전통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른들의 정치적 수싸움이 청소년들의 기본권을 앗아간다.
이재원 기자 jayg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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