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보험료율 안 올리면.. 국민연금 2055년 고갈"

이성택 입력 2018.04.13. 04:42 수정 2018.04.13. 10:47

지금과 같은 초(超) 저출산율과 보험료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에 소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보험료율을 손대지 않는 한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올 하반기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와 함께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해야 하는 연금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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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추계위 전망보다 5년 당겨져

당시 위원장 김용하 교수 새 진단 내놔

“단계적으로 2배 올리면 20년 늦춰져”

게티이미지뱅크

지금과 같은 초(超) 저출산율과 보험료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에 소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보험료율을 손대지 않는 한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올 하반기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와 함께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해야 하는 연금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계간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인구ㆍ성장ㆍ이자ㆍ소득의 상대적 관계가 국민연금 기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 논문에 따르면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의 합계출산율(1.05명)이 계속 유지되고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로 유지하는 경우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 고갈되는 것으로 추계됐다. 2013년 제3차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 당시 정부가 전망한 고갈 시점인 2060년보다 5년 앞당겨지는 것이다.

논문을 쓴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제3차 재정추계 당시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이 논문에서 출산율과 보험료율, 경제성장률 전망 등 변수에 따른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의 변동을 분석했다. 물론 기금이 고갈되어도 국민연금 제도는 그 해 걷어 그 해 쓰는 ‘부과식’으로 전환해 계속 유지할 수 있긴 하지만, 부과식 전환 시 보험료율이 대폭 뛸 수밖에 없다. 논문은 재정수지 균형을 유지하려면 보험료율이 현재의 3배를 웃도는 27.1%가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고갈 시점을 늦추고, 국민연금 제도가 현재의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전환되는 시점의 보험료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려면 보험료율과 출산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출산율은 1.05명을 1.38명(통계청 장기인구추계 전망)이나 심지어 2.00명으로 끌어올리더라도 기금 고갈시점은 2055년으로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출산율이 점진적으로 오르더라도 이들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국민연금을 납부하려면 최소 20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부과식 전환 시 보험료율은 1.38명일 때 26.6%, 2.00명일 때 21.0%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고갈시점을 늦추려면 보험료율 인상이 거의 유일한 해법일 수밖에 없다. 9%인 보험료율을 1년에 0.2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려 18%까지 인상할 경우, 출산율이 현 수준(1.05명)을 유지해도 기금고갈 시점은 2075년으로 20년 늦춰진다. 여기에 출산율 제고까지 더해지면 효과가 더 커지는데, 보험료율을 18%까지 인상하면서 출산율을 1.38명, 2.00명으로 각각 올리면 고갈시점은 2079년, 2100년 이후로 각각 늦춰진다.

5년 주기로 발표되는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가 올 하반기 예정된 상황에서 이런 우울한 추계가 나오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보험료율 인상이나 연금액 삭감 등은 여론의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는 인화성이 강한 이슈여서 어느 정부도 섣불리 손을 대기 어려운 처지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정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점에는 공감하지만 예상 고갈 시점까지 수십년 동안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만큼 너무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