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선을 6회까지 1점으로 묶은 키버스 샘슨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은 9.33. 한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의 성적이다.

그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던 한용덕 한화 감독은 그를 4일 로테이션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서 공을 던졌을 때 처럼 4일 로테이션을 하면 행여나 잘 던질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에서다. 한 감독은 "샘슨을 믿는다"면서도 "이것저것해 봐야죠"라고 말했다. 반신반의였다.

원래 13일 삼성과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샘슨은 등판일을 하루 앞당긴 12일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지난해 우승 팀 KIA. 그리고 선발투수는 지난해 20승을 거뒀던 헥터 노에시였다. 헥터는 정상 대로 5일 동안 쉬었다. 경기 전 배당률은 KIA의 우세에 크게 쏠렸다.

그런데 하루를 덜 쉬었는데도 샘슨이 던지는 공은 전광판에 150km를 넘는 숫자를 계속 찍었다. 샘슨의 패스트볼이 지성준의 미트에 꽂힐 땐 '퍽'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최고 구속은 무려 154km.

샘슨은 6회까지 공 100개를 던지며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회 안치홍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탈삼진은 8개, 걱정했던 볼넷은 1개뿐이었다.

샘슨은 1회에만 공 27개를 던졌다. 로저 버나디나에게 출루를 허용하자 갑자기 폭투를 저지르는 등 제구가 흔들렸다. 지난 3경기에서 보여 줬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구위로 버텼다. 김주찬을 우익수 뜬공, 나지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공이 묵직해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3회부터 5회까지는 무시무시했다. 매 이닝 삼진 두 개를 곁들여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이어 갔다. 이명기, 버나디나, 최형우, 나지완, 김민식, 그리고 김선빈까지 수준급 타격 능력을 갖춘 타자들을 상대로 잡은 삼진이다.

샘슨의 몸값은 70만 달러. KBO 리그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 감독은 "샘슨의 구위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믿었다. 샘슨은 지난 3경기에서 13⅔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20개를 잡았다. 이날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8개를 추가했다.

샘슨은 "드디어 첫 승을 하게 돼서 기쁘다. 이전에 불펜에서 투수 코치님의 지도 덕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부인이 와서 정서적으로 안정됐다. 감독님 코치님들뿐만 아니라 구단 직원들도 계속 믿음을 줘서 감사하다. 포수와 호흡이 잘 맞았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한 경기씩 나아갈 때마다 볼넷 수를 줄여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며 마운드에서 내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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