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업무 외 시간도 감시..노조 사찰 죄책감에 삼성 퇴사"

류란 기자 2018. 4. 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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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가 인터뷰한 이 전직 직원에 따르면 삼성의 노조원들은 업무 외 휴식 시간에도 누구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습니다. 동료를 사찰하라는 지시를 받은 직원들은 문제점을 찾을 때까지 윗선의 지속적인 압박에 시달렸습니다.

계속해서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A 씨는 초기만 해도 회사 윗선에서 노조원들의 근태나 동료 관계에 대한 동향 보고를 요청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외 쉬는 시간까지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등 사찰의 강도가 점점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 : 노조 가입자분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디에서 어떻게 근무했고 쉬는 시간에 누구와 있었고 대화는 어떤 식으로 했는지…대화한 사람 불러서 근황 어떤지 내용 유추했고…]

특이사항 없이 근무를 잘하고 있다고 보고할 때면 윗선의 질책과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A 씨 :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내라. 이런 느낌으로 지시를 받았거든요. 이거 외에 더 없냐. 좀 자세히 알아봐라. 옆에 사람들도 좀 더 얘기해보고…]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를 노골적으로 사찰하는 일이 위험하게 느껴졌고 A 씨는 결국 지난해 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A 씨 : 솔직히 제가 무슨 형사도 아니고 뒤에서 몰래 그렇게 뒷조사한다? 그런 식으로 사찰해서 문건 만들어 보고하고 몰래몰래 전화하고 그런 식으로 한다는 게…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사실…]

A 씨는 불법 사찰로 인한 죄책감 때문에 삼성이라는 국내 최고의 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도 더 이상 느낄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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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란 기자peacemak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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