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 추모 책 출간..부치지 못한 엄마아빠의 육필편지, 미수습자 가족 르포
[경향신문]
“지난 4년간 마음 속에만 담아왔던 이야기들을 부모들이 처음으로 꺼내놓았어요.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고 있는데, 책을 읽는 시민들이 다시 한번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에 함께 뜻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9일 출간된 <그리운 너에게>(후마니타스)를 기획한 4·16 가족협의회 이지성 기억저장소장(고 김도언 학생 어머니)의 바람이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나온 이 책은 숨진 단원고 학생 110명에게 부모들이 직접 쓴 육필 편지를 묶었다.
이 소장은 편지글 형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유가족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부모들이 제대로 웃거나 울지도 못하고 애들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며 “마음을 보여주는 손편지의 형식을 통해 엄마, 아빠들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영영 부치지 못한 110통의 편지 한 줄 한 줄에는 먼저 떠나보낸 아이들을 그리는 부모들의 절절한 마음이 묻어나온다. “수정아! 꼭 기억해 줘. 너를 처음 사랑한 사람도, 너를 가장 오래 사랑한 사람도 엄마랑 아빠라는 걸.”(고 김수정 학생 아버지) 편지에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참사의 진실을 알리려는 부모들의 굳은 의지도 담겨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왜 침몰했는지, 왜 정부는 제대로 구조를 안 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진상 규명을 해야만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아.” (고 임요한 학생 어머니)
출판사 후마니타스에 따르면 이 책은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기획하고 쓴 첫 번째 책이다. 당초 육필 편지를 원본 그대로 수록하려고 했으나, 가독성을 위해 편지글과 함께 크기를 확대한 손편지 이미지를 한 쪽에 나란히 배치했다. 육필 편지 원본은 오는 12일부터는 웹사이트(www.416letter.com)에서 공개된다. 윤상훈 후마니타스 편집팀장은 “책을 통해 아이들의 이름이 한 번이라도 더 불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갈색 크라프트지를 사용한 표지에는 단원고 학생 110명의 이름을 일일이 양각으로 인쇄했다. 그들의 이름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여전히 새겨져 있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윤 편집팀장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남긴 유품이나 흔적을 어루만지며 곁에 있는 듯 느끼는 내용이 편지에 곧잘 나온다”며 “책 표지에서도 그렇게 그 이름들을 만지며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르포르타주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북콤마)도 이달 중순 출간될 예정이다. 책 제목인 ‘마지막 네 가족’은 지난해말 유해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목포를 떠나야 했던 단원고 2학년 6반 남현철·박영인 학생, 양승진 교사, 일반인 승객 권재근 씨와 혁규 군의 가족들을 지칭한다.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목포에서부터 안산, 서울에 이르기까지 장례절차 내내 이들을 동행하며 인터뷰했다.
출판사 북콤마는 지난 한 해 동안 416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가 쓴 <세월호 참사 팩트체크>, 세월호특조위 조사관들이 쓴 <외면하고 회피했다>, 박주민 의원 등이 쓴 <대통령의 7시간 수습자들> 등 세월호 관련 책 3권을 펴낸 바 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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