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히면 못 버틴다던 '정의당 데스노트', 김기식 금감원장은
청와대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부적절 해외출장’ 논란에 대해 9일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모두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자 국회에서 나온 말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 6~9일까지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한 결과를 브리핑하며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나 그렇다고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원장 거취 문제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관심을 모았던 정의당마저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정의당은 9일 추혜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날 선 개혁의 칼을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흠결을 안고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정의당은 김 원장에게 불거진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필 것이다. 김 원장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 조각 때 반대하는 공직 후보자를 모두 낙마시켜 찍히면 더 이상 못 버틴다는 뜻의 ‘정의당 데스노트’란 말을 회자시켰다. 정의당은 김 원장 결격 여부를 놓고 그 동안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정의당 한 의원은 “당 내에선 김 원장이 금융개혁의 적임자로 그만한 전문성과 개혁성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 드물다는 지지론도 있고,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적절치 않은 해외 출장이었다는 점에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토(거부)론이 섞여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의당 의원은 “정의당의 인사 판단 기준이 낙마 잣대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김 원장 문제도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기류가 처음엔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확산되는 국면에서 납득할만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 원장의 ‘흠결’을 지적하며 원활한 직무 수행에 문제제기를 하는 당 대변인 공식 브리핑이 나오자 정치권에선 “데스노트에 올린 셈”이란 얘기가 나왔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의 원내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의 9일 비공개 합동 의원총회에서도 김 원장 처신이 매우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고 한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이날 오후 정면돌파를 선택한 데 대해 정의당은 일단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팩트가 계속 이어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섣부른 예단보다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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