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은밀한 뒷거래⑥] 숨기고 감추고..'로비 꾼' 에 넘어간 기업 자금

이세영 기자 2018. 4. 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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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저희 취재팀이 스스로 던졌던 질문을 시청자 여러분과 다시 한번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라며 이건희 삼성 회장을 특별사면했습니다. 그렇다면 IOC 규정을 어기고 기업의 자금을 편법, 탈법적 로비에 활용하는 것까지 그대로 용인하고 묵인해야 할지 또 이런 활동의 대가로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 '특별사면'되는 게 과연 정당한건지 SBS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삼성도 이런 거래들이 불법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든 후원 계약에서 삼성전자 본사와 파파디악의 존재를 숨기려고 한 흔적들을 이메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은 파파디악과 또 다른 후원계약을 추진하는 내내 삼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합니다. 황성수 상무도 이 부분에 대한 검토를 윗선에 집중적으로 보고합니다.

'삼성이 직접 표면에 나타나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제일기획과 제 3자 계약 추진', '표면상 파파디악의 관여가 나타나지 않음' 최종 계약 직전에는 삼성과 라민디악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떻게든 디악 부자와 접촉한 사실을 지우려고 했습니다. 순수한 스포츠 발전을 위해 후원하는 기업 행동이라기엔 석연치 않습니다.

[연기영/동국대 법학과 명예교수 : 아주 이렇게 자기들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했네요. 직접적인 거래가 아니고, 그런 우회적인 방법. 일종의 약간 세탁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가.]

당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유치 활동을 돕지 못해 안타까웠다는 대외적인 입장을 밝혀왔지만 실은 이 회장 개인 돈이 아닌 회사 자금이 IOC 위원 매수 로비에 쓰였다는 걸 삼성의 이메일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 회사 자금이 여러 올림픽 유치 도시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거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로비 꾼'에게 넘어간 걸로 추정되는 겁니다.

더군다나 올림픽 유치도시 선정 투표는 익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파파디악이 제시한 '리스트'의 IOC 위원들이 평창에 투표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어 '눈먼 로비'나 다름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김남성, 영상편집 : 위원양, CG : 최지원)

[특별사면, 은밀한 뒷거래]
▶ ① 삼성, IOC 위원 명단 담긴 '로비 리스트' 받았다
▶ ② '로비자금'에 '성공보수'까지…삼성에 돈 요구한 파파디악
▶ ③ 삼성과 파파디악, 실제 '후원 계약' 이뤄졌나?
▶ ④ 디악 부자는 누구?…'적색 수배령' 아들·'뇌물 기소' 아버지
▶ ⑤ 삼성 내부 이메일 139건 입수·분석…"법적 처벌 가능성"
▶ ⑦ 취재 피한 삼성 황성수 전 상무…이메일에 답한 파파디악
▶ ⑧ 디악 부자와의 '검은 거래'…이건희 특별사면 대가?
     

이세영 기자230@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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