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은밀한 뒷거래⑤] 삼성 내부 이메일 139건 입수·분석.."법적 처벌 가능성"

전병남 기자 입력 2018. 4. 9. 20:45 수정 2018. 4.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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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병남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좀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 기자, 넉 달가량 취재를 했다고 들었는데 보도의 근거가 된 이메일은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 건가요?

<기자>

2010년 당시 황성수 삼성전자 상무와 삼성 관계자들, 그리고 로비스트 파파디악이 주고받은 이메일 일부를 확보했습니다. 2010년 2월부터 12월까지 총 139건에 달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특검에서 삼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자료 중 일부입니다. 이 안에는 '디악리스트'로 이름 붙여진 IOC 위원의 명단부터 삼성의 후원계약과 로비활동, 자금 집행 계획 같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앞서 삼성은 정식 후원 계약이라고 밝혔는데 이게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파파디악이 삼성에 요구한 여러 후원계약 가운데 오늘(9일) 저희가 전해 드린 건 국제육상연맹의 다이아몬드 리그인데요, 삼성 해명대로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부분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메일에 드러나 있듯이 문제의 본질은 디악 부자가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요구한 것 중의 하나가 이 후원계약이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겉모습은 정상적인 스포츠 경기 후원계약이지만 실상은 대가성 후원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겁니다.

삼성은 IOC의 '올림픽 탑스 폰서', 그러니까 올림픽위원회가 선정한 전체 올림픽 후원사입니다. IOC 윤리규정은 이런 탑 스폰서의 특정 도시 유치 지원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기 나라 도시라고 하더라도 지원 활동을 하는 게 IOC 윤리규정 위반이다. 그러면 법적인 문제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건희 회장은 IOC 위원이니까 금전적 거래가 없는 한 평창 유치 활동은 개인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그림을 보면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뛰는 척하고 실상은 회삿돈을 스포츠 후원금으로 포장해 로비 자금으로 가져다 썼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법률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정세형/전 평창올림픽 스포츠 중재 변호사단 : 이건 주면 안 되는 돈이니까, 회삿돈으로 줬다면 이건 업무상 횡령에 해당할 수도 있는 거죠. 부정한 청탁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디악이란 사람한테 부정한 청탁을 한 거니까. 그래서 배임증재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정리하면 부정한 청탁을 하며 돈을 건넨 '배임증재'와 이때 회삿돈이 갔으니 '업무상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여기에 더해 IOC의 공정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아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앵커>

실정법을 위반했는지도 들여다볼 소지는 있다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전병남 기자였습니다.

[특별사면, 은밀한 뒷거래]
▶ ① 삼성, IOC 위원 명단 담긴 '로비 리스트' 받았다
▶ ② '로비자금'에 '성공보수'까지…삼성에 돈 요구한 파파디악
▶ ③ 삼성과 파파디악, 실제 '후원 계약' 이뤄졌나?
▶ ④ 디악 부자는 누구?…'적색 수배령' 아들·'뇌물 기소' 아버지
▶ ⑥ 숨기고 감추고…'로비 꾼' 에 넘어간 기업 자금
▶ ⑦ 취재 피한 삼성 황성수 전 상무…이메일에 답한 파파디악
▶ ⑧ 디악 부자와의 '검은 거래'…이건희 특별사면 대가?
      

전병남 기자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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