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남 부동산 '거래절벽'] 강남권 아파트값 첫 마이너스..부동산 3대악재 증폭효과

류정민 2018. 4. 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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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4월1주차 아파트 매매가격변동률 -0.0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금리인상 우려, 관망세 확대 영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초구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동산시장의 '4월 위기설'은 현실이 돼 버렸다. 강남권에서 처음으로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오자 부동산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아직은 아파트값 '대세 하락'이 시작됐다고 단정하기 이른 시점이다. 문제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와 보유세 개편 등 부동산시장을 급격히 얼어붙게 할 '끝판왕' 규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1주 차(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3월 4주 차 0.09%보다 소폭 하락한 0.06%로 나타났다. 관심을 모았던 강남권은 약세 전환의 징후가 엿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를 기록했다. 서초구는 3월 4주 차 조사 때 0.13%를 기록하면서 아파트값 상승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했다. 하지만 4월 1주 차 조사 결과는 이와 달랐다.

감정원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시점 도래, 금리인상 가능성, 관망세 확대에 따라 서초구가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의 마이너스 전환은 예고된 결과다.

국토교통부가 단행한 안전진단 강화는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인 양천구는 3월 중순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양천구는 3월12일 -0.06%, 3월19일 -0.07%, 3월26일 -0.08%, 4월2일 -0.02%를 기록했다. 4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강북의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인 노원구도 마이너스 전환의 파고를 피해가지 못했다. 노원구는 3월19일 -0.05%, 3월26일 -0.04%, 4월2일 -0.04% 등 3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양천구와 노원구는 3월 중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강남의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인 서초구까지 마이너스 행진 대열에 동참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 흐름을 이끌었던 '마·용·성·광' 지역인 성동구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성동구는 4월1주 차 조사에서 -0.06%를 기록했다. 올해 첫 마이너스 변동률이다. 올해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양천구에서 시작해 노원구, 서초구·성동구로 번진 마이너스 전환의 다음 타자로는 송파구와 강남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송파구는 4월 1주 차 조사에서 0.00%를 나타냈다. 강남구는 0.04%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는 3월 이후 주간 아파트 변동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약세 전환이 이어지는 것은 부동산시장의 기초체력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 시행 등 정부의 부동산규제 정책을 버텨낼 힘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상승동력이 약화한 것도 주된 원인이다. 미국발 금리인상도 부동산시장에 부담을 주는 악재 요인이다.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 위치한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모습.


이처럼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키는 '3대 악재'가 증폭 효과를 나타내면서 재건축 추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약세 전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 아파트값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약보합 또는 소폭 하락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남 부동산시장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도 있다.

5월로 예상되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와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예상되는 보유세 개편은 부동산시장을 흔들 수 있는 핵심 변수다. 정부 정책 변화로 부동산 세 부담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 다주택자들의 '투매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서초구 아파트값 변동률이 -0.04%를 기록했는데 수치상 크게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상승세가 멈췄다는 게 중요한 의미"라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기존 아파트는 약세, 신규 분양은 강세를 띠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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