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 연동 기술, MD 논란에도 도입할까?

이철재 2018. 4.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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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7일 국내 언론에 공개된 경북 성주 사드 기지의 미사일 발사대.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연동하는 기술 개발의 첫 단추를 꿰면서 한국에 숙제를 던져줬다. ‘북한의 미사일 요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로 편입하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간 교신 시험에 성공했다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청(MDA)이 밝혔다.

미사일방어청은 앞으로 2년 안에 두 미사일의 상호운용이 가능하도록 연동기술을 완성할 방침이다. 미 국방부가 발행하는 군사전문 일간지 성조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두 미사일 시스템이 한국에 배치돼 있다”면서 “두 시스템 간 통합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술 덕분에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 능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미국의 MD 체계 편입 논란 때문에 당장 도입하는 걸 꺼릴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현재 경북 성주에 미사일 발사대 6기와 레이더 1대로 구성된 사드 1개 포대를 갖추고 있다. 성주 사드 기지엔 사드 포대를 지키기 위한 패트리엇 포대도 배치했다. 주한미군과 한국 공군은 이와 별도로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상호운용 기술이 완성될 경우 패트리엇 미사일은 탐지거리(최대 600㎞)가 더 긴 사드의 X밴드 레이더(AN/TPY-2)를 통해 좀 더 먼 거리에서부터 북한의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은 “이 기술을 한국군도 도입할 경우 수도권에 배치한 한국 공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사드 레이더의 도움을 받아 수도권을 향해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미 MD 편입 논란 때문에 도입 꺼릴 듯

그러나 한국이 연동기술을 도입할 경우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해 미사일방어망은 미국과 별개로 구축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 미국의 MD망과 연계된 탐지ㆍ요격 체계를 가져다 두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정보를 한ㆍ미 군 당국이 실시간으로 상호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MD 편입 논란을 의식해 가동을 못 하는 상태다. 또 미사일방어망 자산도 가급적 국내 개발하거나 미국 이외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편을 선호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사드의 레이더는 한국 공군의 탄도미사일 탐지 레이더(그린파인)와 비교하면 탐지거리는 짧지만 정밀도는 높다. 두 레이더의 정보를 취합하면 북한 미사일 요격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면서 “미국이 상호연동을 제안할 경우 한국군 당국으로선 대놓고 거절할 명분이 없지만 그걸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전망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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