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제조기' 북극고래의 재즈를 들어봐

2018. 4. 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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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의 노래가 클래식이라면, 북극고래의 노래는 재즈입니다."

솔로, 듀엣, 합창 등 음악적 요소를 갖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 동물은 혹등고래다.

미국 워싱턴대와 노르웨이 북극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이 또 다른 고래의 노래를 녹음해 발표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케이트 스탭포드(워싱턴대 실용물리학 연구소)는 워싱턴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혹등고래의 노래가 클래식이라면, 북극고래의 노래는 재즈"라며 "북극고래의 음악이 좀더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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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북극해에서 200년 사는 '장수종' 북극고래
200마리 서식지 3년 기록..184개 노래 확인

[한겨레]

프람해협에 서식하는 북극고래가 헤엄치고 있다. 때로 한달 이상 노래를 쉬지 않고 부르는 사실이 밝혀졌다. 노르웨이 북극연구소 제공

“혹등고래의 노래가 클래식이라면, 북극고래의 노래는 재즈입니다.”

솔로, 듀엣, 합창 등 음악적 요소를 갖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 동물은 혹등고래다. 혹등고래의 노래는 외계인과 조우를 기대하며 보이저 1호의 ‘골든 레코드’에 실려 우주로 보내지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대와 노르웨이 북극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이 또 다른 고래의 노래를 녹음해 발표했다. 북극의 얼음바다에서 최장 200년을 사는 장수종 ‘북극고래’의 노래다. 이들은 4일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북극고래가 24시간 쉬지 않고 심지어 한달 이상 다양한 노래를 이어간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혹등고래와 다른 형태다.

북극고래의 노래가 기록된 곳은 그린란드와 스발바르 제도 사이의 프람 해협이다. 이 지역 북극고래는 17세기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최근 200여마리로 회복했다. 연구팀은 2010~14년 겨울 이 지역 바닷속에서 녹음을 진행해 서로 다른 184개 종류의 노래를 확인했다. 대부분 노래는 몇 시간 불리다 사라졌지만, 어떤 노래는 한 달 이상 불리기도 했다.

북극고래의 노래가 연구된 프람해협

논문의 주저자인 케이트 스탭포드(워싱턴대 실용물리학 연구소)는 워싱턴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혹등고래의 노래가 클래식이라면, 북극고래의 노래는 재즈”라며 “북극고래의 음악이 좀더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북극고래는 새로운 노래를 마구 내놓는 생산성 높은 작곡가 같았다. 그는 “다른 시즌에 같은 노래를 반복한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시즌이 바뀌면 새 노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고래의 노래는 다른 동물이 포효를 하거나 우는 것과 다르다. 상당히 복잡한 구조와 악절 등 음악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어두운 심연에 사는 고래에게 노래는 기능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띠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한다. 소리는 바다를 항해하고, 먹을거리를 찾고, 소통하는 정보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연구된 노래는 혹등고래의 노래다. 하와이와 멕시코 연안에서 주로 연구됐는데, 이곳의 혹등고래는 겨울 번식기에 수컷만 노래를 부른다. 노래는 한 마리가 부르기도 하고 마치 가락과 화음을 맞추듯 여러 마리가 함께 부르기도 한다. 암컷은 부르지 않아 수컷이 암컷의 관심을 끄는 행동으로 과학자들은 해석한다. 재밌는 점은 노래가 무리마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또한, 번식기마다 조금씩 달라지면서 진화한다. 즉, 노래의 기본형이 있되 이를 중심으로 변용된다는 얘기다.

북극고래의 노래 듣기

하지만 연구팀이 분석한 북극고래의 노래는 ‘중구난방’에 가까웠다. 스탭포드는 “북극고래는 11월부터 4월까지 24시간 내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아주 아주 많은 노래를 불렀다. 놀라웠다.”고 말했다. 총 3231회 녹음해 분석했더니, 184개 종류의 노래가 불러졌다고 한다. 연구팀은 북극고래의 노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찌르레기, 들종다리의 노래의 비슷할 것으로 추측했다.

북극고래의 노래에 대해서 아직 알려진 게 많지 않다. 혹등고래처럼 수컷만 노래를 부르는지, 무리가 노래를 공유하는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지 등도 미스터리다. 스탭포드는 “북극고래는 95~100% 얼음으로 덮인 겨울 바다에서 24시간 동안 이 행동을 벌인다. 수중음향을 기록하는 신기술이 나오지 않는다면, 북극고래 노래의 수수께끼를 밝혀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 M. Stafford, C. Lydersen, Ø. Wiig, K. M. Kovacs, (2018) Extreme diversity in the songs of Spitsbergen's bowhead whales. Biology Letters. DOI: 10.1098/rsbl.2018.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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