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본사 총격범, '가짜 가슴 노출' 영상으로 유명한 SNS 스타

2018. 4. 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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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미국 유튜브 본사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총을 난사해 3명에게 상해를 입힌 후 자살한 용의자 나심 아그담(39)은 한 때 이란의 소셜미디어(SNS) 스타였다고 4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그린 나심'(Green Nas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그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에서 이란인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아그담은 이란과 터키 접경 도시 우르미아 (Urmia)시에서 태어 났으며, 16세가 되던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그는 페르시아어, 터키어, 영어로된 소셜미디어를 다수 운영해왔다. 인스타그램 계정 중 하나는 팔로워가 55만 명이 넘는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로 채식주의와 동물보호, 몸매관리 등에 관한 콘텐츠를 제작해 올렸고, 자신을 "최초의 페르시아인(이란인) 여성 채식주의자 보디빌더"라고 소개했다.

특히 보라색 노출 의상을 입고 촬영한 영상은 그가 SNS스타가 되게 한 결정적 게시물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천천히 옷을 벗다가 실리콘으로 만든 가짜 가슴을 노출하고 "당신의 눈을 믿지 마라"는 자막을 띄웠다.

이 외에도 독특한 의상과 배경으로 제작한 영상을 다수 올려 꾸준히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활동하던 중 유튜브의 규제 등에 부딪히자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NYT는"유튜브에 대한 분노와 미국 생활에 대한 좌절감이 아그담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며 "아메리칸 드림은 그녀가 미국에서 장애에 부딪치기 시작한 후부터 퇴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올린 게시물에서 "이란에서는 당신을 도끼로 죽이고, 여기(미국)에서는 당신을 목화로 죽인다"고 주장했다. NYT는 "당신이 모르는 것에 의해 죽어간다는 이란식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그는 정신 이상을 의심하는 시청자들에게 "나는 어떠한 정신적 육체적 질병이 없지만, 타락과 부당함으로 가득 찬 행성에 살고 있다"며 "피상적인 사람이라면 여기가 천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제도에 들어와 보면 이란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대기업들에게 경고하려는 사람들은 검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에서 인기있는 SNS인 텔레그램에서 그의 마지막 게시물은 꽃 사이에 서있는 어린 시절 사진이다. 사진에 대한 아무런 설명은 없었다.

당초 많은 언론들은 아그담의 범행동기에 대해 가정불화(domestic dispute)를 지목하거나 남자친구를 표적으로 삼았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아그담이 사건 당일 새벽 2시 께 (범행 약 10시간 전)자동차에서 자다가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가족과 불화가 있다'고만 말하고 유튜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 샌 브루노 경찰서의 에드 바버리니 서장은 4일 언론에 "현시점에서 용의자는 유튜브의 정책과 관행에 대해 화가 났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사건의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특정인을 조준해 범행했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아그담의 이런 행적은 이날 경찰이 범행동기를 계속 수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아그담을 미리 검문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그담의 아버지 이스마일은 "딸이 유튜브 동영상 문제로 화가나 어쩌면 그 회사에 항의 방문할지 모른다고 경찰에 미리 경고했다"고 증언해 경찰의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아그담을 검문 했을 때 그녀는 근처 친척집에서 머물며 취직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잠시 집에서 나와있다고 말했다"며 "체포할만한 이유가 없어 그대로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아그담은 3일 낮 12시 반경 유튜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 본사 건물 뒤뜰로 진입해 권총을 여러 발 발사해 3명을 다치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상자 중 36세 남성은 위독한 상태고 32세 여성도 중상을 입었다. 27세 여성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직원 1100여 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1명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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