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日 페트병 사들이는 한국

입력 2018. 4. 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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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산항 통해 5343t 들여와中 수입금지 이후 2배로 급증"라벨 분리 쉽고 수익성 높아"접착제 사용 많은 국내산 꺼려국내에서 버려진 페트병조차 수거와 재활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에서 버려진 페트병이 부산항을 통해 다량 수입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수입하는 이유에 대해 한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된 폐페트병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라벨분리가 쉬워 훨씬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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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산항 통해 5343t 들여와
中 수입금지 이후 2배로 급증
“라벨 분리 쉽고 수익성 높아”
접착제 사용 많은 국내산 꺼려

국내에서 버려진 페트병조차 수거와 재활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에서 버려진 페트병이 부산항을 통해 다량 수입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5일 헤럴드경제가 단독 입수한 부산항 폐플라스틱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버려진 폐페트병(PET)을 부산항을 통해 수입한 총량은 5343톤으로 총 189차례에 걸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들여온 폐플라스틱의 웨이스트, 페어링, 스트랩 중에서 모델규격 항목에 ‘PET’가 포함된 실적을 추출한 추정치로, 폐페트병을 압착 또는 잘게 잘라 칩 형태로 수입한 총량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의 폐품수입 금지가 본격화된 올해 들어 2배이상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한해 사용되는 페트병을 500ml로 환산하면 최대 900억개. 이중 오염도가 심한 일부를 제외하고 600억개는 국내 업체들에 의해 재활용되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어왔다. 하지만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로 국내 폐페트병의 단가가 하락하자 재활용업체들이 정부에 보조금을 높여줄 것을 요구하며 수거를 거부하기도 했다.

강남의 한 재활용업체에서 폐페트병을 분리하는 모습. 윤정희 기자/cgnhee@

일본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수입하는 이유에 대해 한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된 폐페트병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라벨분리가 쉬워 훨씬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수거된 페트병은 라벨부착에 사용된 접착제와 직접인쇄 등으로 재활용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1992년부터 페트병의 라벨에 접착제를 사용하는 것을 규제해왔고, 이중 절취선을 넣어 분리가 쉽도록 유도해왔기 때문에 재활용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환경부가 고시한 권고안을 통해 폐페트병을 3등급으로 나눠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1등급인폐페트병은 국내에선 2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내 기준에는 라벨의 비중이 1보다 낮다면 접착제를 사용해도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양잿물로 알려진 가성소다를 사용해 접착제를 녹이더라도 물에 뜨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기준이어서 사실상 환경부가 가성소다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일본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소비자가 분류하기 쉽도록 이중 절취선을 넣도록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일본산 페트병이 국내에선 A급 원자재로 각광받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국내에서도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절취선을 넣으려는 업체들의 친환경 노력이 있다. 제주소주는 ‘푸른밤’ 페트병 제품 4종을 모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에 뜨는 투명한 OPS재질로 출시했다. 이외에도 롯데칠성음료의 옥수수차,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이그니스 랩노쉬, 풀무원 녹즙 등 다수의 제품들이 무접착제 라벨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는 접착제를 사용하는 페트병 제품들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모호한 환경부의 기준 탓에 재활용보다는 시각적 디자인에 유리한 라벨을 업체들이 선호하고 있어 재활용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면에 접착제를 사용하는 스티커와 IML, 직접인쇄 방식이 늘어나면, 재활용 과정에서 제품의 질이 떨어져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중국발 ‘폐품수입 금지사태’로 촉발된 국내 재활용업계의 폐비닐ㆍ페트병 수거거부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우리나라가 폐플라스틱 최대 수입국으로 전락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됐다.

부산=윤정희 기자/cgn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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