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2)
[구석구석 4차산업혁명 탐구-7] 지난번에는 인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다음은 학습입니다. 학습은 컴퓨터의 전문 분야입니다. 알파고를 보면 알 수 있지요. 한번 배운 걸 까먹을 리도 없고 무지무지한 양의 정보와 지식을 소화제 한 알 없이 다 먹어치울 수 있습니다. 사람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뇌는 종합 능력이 있습니다. 단어, 문장 등을 100% 파악한다고 해도 개념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기존의 이론과 엮어서 생각하는 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이걸 과거에는 기호적 인공지능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건 이성(理性)의 분야이고 컴퓨터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경험의 분야가 있습니다. 과거 개개인이 경험한 것들을 컴퓨터는 알 수가 없거든요. 사람은 이런 경험에 의해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하는데 컴퓨터가 인간의 과거 경험을 제대로 알 수가 없지요. <순수이성비판>으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성은 생각을 생산하는 각종 장비를 갖춘 공장이고 경험은 그것들에 들어가는 각종 연료"라고. 그렇다면 컴퓨터는 공장만 있지 원료는 없는 셈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이제 놀랍게도 이 경험의 분야에도 도전장을 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피카소란 유명 화가의 화풍을 스스로 학습합니다. 그리고 지금 어떤 상황을 주고 피카소의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면 정말 피카소 같은 그림이 나온다는 겁니다. 소위 말하는 신경망(neural net)을 적용한 컴퓨팅입니다. 수학이나 논리학이 아닌, 네트워크로 구성된 신경망 구조를 이용해 작업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인간은 모릅니다. 어쩌면, 아직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인공지능이 피카소가 경험했던 여러 단편적 일들과 그때의 심리상태를 나름 파악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2017년 10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GTC 유럽(GTC Europe)' 행사에서 '빈센트'라는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이 공개됐습니다. 기본 스케치만 제공되면 미술 대가의 스타일로 예술작품을 완성시키는 인공지능입니다. 케임브리지 컨설턴츠의 인공지능 연구실인 '디지털 그린하우스'가 수천 시간을 들여 연구한 결과입니다.
음악도 작곡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마젠타(Magenta) 프로젝트'입니다. 마젠타가 작곡한 80초짜리 피아노곡을 블로그에 공개된 적이 있는데요, 이는 4개의 첫 음표를 준 상태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작곡됐다고 합니다. 피아노 이외의 반주는 사람이 했습니다. 인간과 기계가 협주를 한 것이지요. 미국 구글 본사에서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더글러스 에크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열린 AI 포럼에서 화상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강연에서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 딥마인드와 협력해 '엔신스(NSynth·신경신디사이저)'란 툴을 만들었다"며 " 1000여 가지 악기와 30만여 가지의 음이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AI에 학습시켜 새로운 소리, 음악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를 내는 새로운 악기를 창조하는 게 목표입니다.
어떤가요? 이런 일들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가 진행됩니다.
2015년 '엑스마키나'라는 영화가 개봉돼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천재 개발자인 네이든이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그게 매혹적인 미녀 'AI'를 개발하는 거였습니다. 그 이름이 에이바(알리시아 비칸데르)였습니다. 그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언젠가는 AI들이 인간을 멸종한 원숭이 쯤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라는.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한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류보다 빠르게 진화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인류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좀 무시무시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손현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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