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밀회설' 보도한 가토 기자 찾아 일본까지 간 세월호 유가족
[오마이뉴스 윤솔지 기자]
2016년 9월 엄혹했던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 세월호 유가족 몇 분과 세월호 참사 당시 그녀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가토다쓰야 기자(전 <산케이신문> 한국지국장)가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을까?" 라는 정윤회와의 밀회설을 다룬 기사로 인해 한국에서 대통령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되었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게다가 그가 일본으로 직행한 바로 다음날 아베총리가 불러 45분이란 긴 시간동안 독대를 했고,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에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다가 피해를 본 언론인으로 영웅대접을 받고 있었다. 밑져야 본전 아닐까. 일본으로 가서 그를 직접 만나보자!
그렇게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홍래엄마, 동혁이네 엄마아빠 그리고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김성묵씨와 함께 일본행을 계획했고 <산케이신문>을 비롯, 가토기자 개인 이메일까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이 없었다. 일본 산케이 신문사로 직접 찾아가기로 하고 2박 3일 일정을 짰다.
"가토 기자가 만나겠답니다."
가토: "저한테 무슨 기대를 하고 오셨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아는 것은 제가 쓴 그 기사 내용이 전부입니다. 박근혜씨가 정윤회와 연인관계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고급 지라시를 통해 알만한 언론인들에게는 퍼져있던 이야기였어요."
우리: "지라시에 의존해서만 쓰기에는 사안이 너무 심각한 것 아닌가요?"
가토: 한국에서는 기업에서 중대한 발표가 있거나 하면 언론인들 테이블에 고급 정보가 적힌 A4용지 한 장을 나눠줍니다. 그걸 돌아가며 보게 하고 다시 걷어갑니다. 박근혜와 정윤회에 대한 이야기도 거기에서 보게 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부분에 대해 <조선일보>에서 먼저 다뤘고 그다음 제가 쓴 것인데 저만 기소됐습니다.
오히려 그는 무죄에 이르기까지 열렸던 열한 번의 공판 중에 한국 재판부가 의심스러웠다고 했다.
이후 커피숍으로 옮겨 30분가량 이야기를 진행했으나 가토 기자는 지라시 이외에는 자신은 아는 게 없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그렇다면 가토 기자의 '상상'으로 박근혜가 무엇을 했을 것 같으냐고 물어봤다. 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얼굴을 두 손으로 만졌다.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까 치장도 하고... 뭐 그러지 않았을까요? 여성이잖아요."
가토 다쓰야 기자와의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가토 기자는 한국에서 재판받는 동안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반드시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 홍래엄마가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단원고 2학년 5반 희생자 홍래가 잠든 듯이 누워있는 시신 사진이었다.
"아무리 우리 편이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본다면 조금이라도 말해주지 않을까 해서 가지고 왔는데... 얘기하는 내내 기분이 찜찜했어. 차마 홍래 사진은 못 보여주겠더라."
참사 4년이 되어 가는 최근 피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사 당일 7시간에 대한 검찰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로 침실에서 오후까지 잠이 들어 세월호에 대한 대통령의 역할을 하나도 못했는지는 아직도 미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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