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편의점의 '계륵' 담배..점주들 "남는 것 없이 매출만 뻥튀기"

윤민혁 기자 2018. 4. 3. 13: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담배 한 갑을 구매하며 라이터까지 요구하는 '진상 고객'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김씨는 "카드수수료 부담 등을 감안할 땐 담배가 큰 수익을 주진 못하지만 흡연자들을 잡는 '유인효과'를 위해선 담배 판매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올해 16.4%에 이르는 최저임금 인상과 연이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소상공인인 편의점주들이 고통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담배 한 갑을 구매하며 라이터까지 요구하는 ‘진상 고객’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소비자가 담배 한 갑을 신용카드로 구매했을 때 김씨가 손에 쥐는 금액은 단돈 318원. 500원짜리 라이터를 건네주면 도리어 손해다. 김씨는 “편의점은 동네 장사여서 단골이 이런 요구를 할 때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며 “매출 절반가량이 담배지만 정작 남는 건 없어 매출만 뻥튀기된다”고 불평했다.

서울의 한 편의점 담배 진열대. /조선일보DB

편의점 업주들에게 담배 판매는 ‘계륵’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담배 판매권을 지닌 점포의 경우 총 매출 45%가 담배 판매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마진율이다. 현행 담배 세금은 판매금액의 73.8%. 원가를 제외한 마진율은 9.3%에 불과하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팔면 418원이 남는 셈이다. 이 마진율은 카드로 결제할 때 더욱 줄어든다. 담배를 카드로 결제할 때 편의점주가 내는 수수료는 건당 약 100원. 결국 담배 한 갑을 카드로 결제할 때 점주에게 남는 금액은 31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300원에 불과할지라도 ‘역마진’은 아니니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편의점주들은 “매출이 과다계상 돼 카드 수수료가 높아진다”고 반박한다. 현재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은 평균 0.8%, 5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은 1.3%의 카드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연매출이 5억원을 넘어서면 수수료가 2.3%로 뛴다. 지난해 한국편의점협회 회원사 점포들의 평균 연매출은 6억5000만원가량으로, 이중 3억원 이상을 담배가 차지해 실제 수익 규모보다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편의점 업계는 카드 수수료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매출액 기준선을 현행 5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거나, 일선 편의점이 정부의 담배 세금을 대신 걷어주고 있는 만큼 담배 매출을 카드수수료 기준에서 빼야 한다는 것이다.

편의점협회 관계자는 “편의점 연매출을 6억원으로 가정하면 담배 매출이 2억7000만원, 담배 세금이 1억9926만원이 된다”며 “일선 편의점 점포 총매출의 3분의 1이 담배 세금으로, 사실상 편의점주가 과세당국 대신 세금을 걷어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오는 7월로 예정된 금융당국의 ‘소액결제업종 카드수수료 인하안’에 이러한 내용이 담기길 요구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편의점과 슈퍼, 마트, 음식점 등 소액결제업종에 대해 카드수수료 경감 방안을 내놓았다. 오는 7월부터 밴(VAN)사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금융당국은 밴 수수료 제도 변경에 따른 수수료율 인하가 평균 0.3% 포인트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씨는 “카드수수료 부담 등을 감안할 땐 담배가 큰 수익을 주진 못하지만 흡연자들을 잡는 ‘유인효과’를 위해선 담배 판매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올해 16.4%에 이르는 최저임금 인상과 연이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소상공인인 편의점주들이 고통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