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신하균 "새로운 것에서 오는 자극이 좋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배우 신하균의 변신은 끝이 없었다. 외계인에 맞서 지구를 지키려던 남자부터 혀 짧은 킬러, 월세에 허덕이는 고달픈 DVD방 사장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연기를 펼쳐왔다. "새로운 것에서 오는 자극이 좋다"는 신하균은 이번에도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지질하지만 귀여운 불륜남이라는 캐릭터에 도전했다.
5일 개봉하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제작 하이브 미디어코프)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그리고 그들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코미디극이다.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원작으로 각색됐다.
지난해 영화 '7호실'에 이어 연달아 코미디에 도전한 신하균. 그는 영화 '스물'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온 이병헌 감독과의 작업에 호기심을 느껴왔다. 그는 이번 영화 촬영에 대해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새로운 스타일의 코미디 영화가 나오는구나"라고 느끼며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재미와 별개로 이병헌 감독과의 첫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신하균이다. 그는 이병헌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대화할 때 듣고 생각하는 스타일과 다르다. 호흡이 빠르고, 그게 다 계산된 시나리오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유일하게 몸으로도 보이는 게 많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간간히 만화 같은 표정을 보여야 할 때도 있다. 코미디 영화이기에 그렇게 하는 거지, 일반 영화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소재가 불륜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불륜 미화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하균은 "불륜과 바람은 소재, 거기까지다. 나머지는 유쾌한 코미디다. 100% 웃어넘기자는 아니고, 한 번쯤 이러한 것들에 대해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 영화였다면 그저 코미디로 접근할 텐데, 한국 영화다 보니 조금 더 불편한 시각으로 접근하실 수 있다. 그저 한 편의 영화고, 코미디다. 거기에 초점을 더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모든 소재, 영화적인 상상력은 제한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연기는 영화고, 영화는 영화다. 저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인으로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생각이 엿보였다.
"우리 영화는 모두를 공감시킬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공감할 수 있는 층이 따로 있다. 그분들이 영화를 선택하시기 힘드셨을 때, '우리도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왔다'면서 반갑게 보실 수 있었으면 한다."
신하균이 연기한 봉수는 갑작스레 불륜에 빠져들지만 쉽사리 미워할 수많은 없는 캐릭터다. 늘 무기력해서 아내에게 구박을 받지만, 쉽게 삐치는 소심함은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있다. 레고를 좋아하는 철없는 모습도 순수하게 느껴진다. 실제 레고와 프라모델 조립이 취미인 신하균은 이러한 봉수 캐릭터와 겹쳐 보인다. 그는 "레고를 좋아하는 설정 같은 건 원래부터 대본에 있었다. 다만 봉수가 귀여워 보이는 모습들은 '이런 건 어떨까'하고 상의하며 조금 더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아직 미혼자인 신하균의 입장에서 영화 속 봉수가 100% 이해되진 않는다고. 그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안 낳아봤기 때문에 부모의 입장, 가정을 가진 입장을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간접 경험을 살려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지 않나. 배우는 그런 거로 연기를 하는 거다. 저는 정신 병자 역할도 해보고, 독특하고 다양한 역할을 해봤다"며 "다 상상력으로 하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봉수에게 불륜이 큰 일탈이었다면, 실제 신하균에게 가장 큰 일탈은 무엇일까. 신하균은 "일탈이라기보다는 제 성격 상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답했다. 고등학생 시절, 진로를 정하며 처음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그의 주변에서 "쟤가 갑자기 왜 저러지?"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어차피 인생은 한 번인데,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언제 내가 행복할까 생각해보니 극장을 갈 때였다"라며 "영화를 볼 때는 다른 세계가 펼쳐지니까. 극장에 가려고 전철을 타고 티켓을 사는 일련의 과정도 행복하다고 떠올렸다. 그때 내뱉은 것 같다. 저런 일을 해야겠다고. 후회하기 싫어서"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평범하고 소극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그는 스스로 가장 주도적으로 변하는 순간을 "카메라 켜지고 연기할 때"라고 답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한다고.
지금도 시나리오를 받으면 그 안에서 항상 고민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그는 '바람 바람 바람'을 선택한 이유 역시 독특함과 새로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신하균이기에 그가 선택할 또 다른 작품은 어떤 신선함을 담고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NEW]
바람 바람 바람|신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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