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1)

손현덕 2018. 4.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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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석구석 4차산업혁명 탐구-6]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일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 그리고 3차 산업혁명과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가 바로 인공지능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할 때 그 이유가 되는 것도 인공지능이고,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의 구식 공장이 스마트공장으로 된다고 할 때도 그 중심에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로봇, 빅데이터, 3D프린팅 같은 것이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이라고들 하는 데 이 모든 게 인공지능과 결합돼야 진정한 혁명을 가져온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학교나 직장을 다니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듣는 인공지능, 그런데 여러분은 이 인공지능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 혹시 현존하는 바둑의 고수인 이세돌과 커제를 꺾은 알파고가 인공지능이라는 정도로만 아시는 건 아닌지요? 인공지능의 세계는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그 적용 범위도 매우 넓습니다. 어느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신년사에서 우리도 이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생산 혁명을 가져오자고 말했다면,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고 행동에 옮길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을 정의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쉽게 하면 아마도 '인간이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부여한 인간 같은 지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는 기계이겠죠. 그러니까 인간이 인간의 지능을 가진 기계를 만드는 거죠.

질문을 하나 더 하지요. 지능은 무엇인가요? 글자 그대로 풀면 지적인 능력입니다. 그럼 무엇을 지적이라고 할까요? 그건 인지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겁니다. 인지라는 건 인식해 안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인지하는 건 소위 오감(이 오감이란 말은 동양적 개념인데 사실 인간은 몇 백 개의 감이 있습니다)을 동원해서 하는 작업인데 가장 중요한 것이 보고 듣는 겁니다.

인공지능의 핵심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란 용어가 탄생했습니다. 컴퓨팅이라 하면 컴퓨터를 통해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지컴퓨팅은 컴퓨터, 즉 기계가 인간과 같은 감각을 가지고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인식해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인간처럼 보고 들어야 하는데 일단 보는 것부터 할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널리 알려진 사례가 바로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는 겁니다. 실물을 보거나 사진을 보거나 사람은 개와 고양이를 금세 식별합니다. 컴퓨터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개와 고양이에 대한 지구상에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입력해 놓고 컴퓨터에게 알아맞혀 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에러가 많이 났습니다. 그러나 3년 전부터는 인간보다 좋은 성적을 냅니다.

또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이 화가 났는지, 기분이 좋은지, 걱정이 있는지 등을 눈치챕니다. 그걸 컴퓨터가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상당 수준에 올라왔다고 봐야 합니다. 잠시 옆으로 새서 "이런 걸 알아서 뭘 하려고 하는데?"라고 하실지 모르겠네요. 할 일이 무지 많습니다. 컴퓨터가 주인의 감정을 안다면 개인비서로 제격이겠지요. 환자를 간호하는 일도 잘할 겁니다.

두 번째는 듣는 겁니다. 보는 것보다 듣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대부분 의사소통을 언어로 하기 때문입니다.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알아듣는 게 쉬울까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는 알아들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문장으로 이뤄진 말들의 맥락까지 다 파악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공지능의 최대 난제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건 사람의 음성 패턴을 이해하는 작업입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라고 합니다. 이게 된다면 이제 사람이 컴퓨터와 대화하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겁니다. 컴퓨터 사용에 혁신적인 변화가 오게 될 것입니다. 언어의 장벽도 없어질 겁니다. 인지 분야는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편에 학습 단계로 넘어가 보지요.

[손현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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