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탐구①] '커피 공화국' 사람들이 스타벅스로 가는 이유는

김지연 2018. 3. 3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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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 접근성에 편리한 앱 결제, 다양한 메뉴 등 꼽아

출근 직전인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별(30·여)씨는 회사 근처 스타벅스에 들렀다. 그는 아이스 카페라테를 주문한 뒤 신용카드 대신 휴대전화 화면을 점원에게 보여줬다. 화면에는 생일에 친구가 보내준 모바일 상품권이 띄어져 있었다.

김씨의 휴대전화에는 아직도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이 3장이나 더 저장돼 있다. 내일도 출근 전에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마실 계획이라고 그는 웃었다.

김씨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들이 선물로 주거나 각종 이벤트에 참여해 모바일 쿠폰을 종종 받는다”며 “대부분 이런 경우 스타벅스 상품을 주는 경우가 많아 이걸 사용하기 위해 스타벅스에 가게 된다”고 말했다.

‘커피 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커피 시장에서 출범 19주년을 맞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는 스타벅스 본고장인 미국 스타벅스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미국 스타벅스는 오히려 최근 2년째 성장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매출액은 60억7000만달러(약 6조4494억원)로 당초 시장이 전망했던 61억8000만달러(약 6조5663억원)에 못 미쳤다. 미국 내 동일점포 매출 또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증가에 그쳐 3% 성장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도 밑돌았다.

도대체 한국의 소비자들은 왜 스타벅스를 찾는 것일까.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들은 매장 이용이나 주문, 결제 등의 편리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통신사·신용카드와의 제휴 할인 혜택이 줄어든다는 건 아쉬워했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당분간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접근성에 편리한 앱 결제…사이렌 오더도 한몫”

스타벅스의 강점으로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우선 꼽혔다. 2017년 말 기준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은 1140곳. 김씨도 “일단 어딜 가든 매장이 많아 접근성이 좋다”며 “굳이 위치나 가는 방법을 찾아보지 않아도 보이는 매장에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젊은 소비자들의 경우 단순히 접근성만이 아니라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의 편리함을 더 많이 꼽기도 한다.

서울 잠실에 사는 이모(27·여)씨는 “앱에 카드를 등록해놓고 충전해 결제하는 방식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앱을 통해 적립한 별의 개수에 따라 고객 등급이 올라간다”며 “별을 채우기 위해서도 스타벅스에 간다”고 덧붙였다.

성동구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장모(30·여)씨는 “앱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면 엑스트라(Extra·샷, 시럽, 드리즐, 휘핑, 자바칩 등) 1개가 무료라서 좋다”며 “사이렌오더(모바일 주문 및 결제 시스템)도 편리하다. 복잡한 커스텀 주문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에서 자신만의 조합으로 커스텀 메뉴를 자주 마신다는 한 누리꾼은 “앱에 커스텀 메뉴를 등록해두면 QR코드가 생성돼 이것만 있으면 복잡한 설명 없이 주문이 가능해 너무 편하다”고 거들었다.
스타벅스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다양한 메뉴…전국 어디에서도 동일한 맛도 호평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의 커피 맛은 검증이 돼 있어 실패할 일이 없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는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박모(31·여)씨는 “어느 지점에 가도 검증된 맛을 보여준다”며 “처음 가 본 카페에서 낭패 본 경우가 많아 스타벅스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거기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가격 면에서도 이디야 등 몇몇 저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른 커피도 가격이 상향돼 예전처럼 스타벅스 커피가 비싸게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에 사는 류모(28·여)씨는 “커피의 종류나 커피를 제공하는 방법 등이 다양해 좋다”며 “쇼트부터 벤티까지 사이즈가 다양해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고 모든 에스프레소 메뉴가 디카페인으로 주문 가능해 임신부 친구들과 가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자주 찾는다는 한 누리꾼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많다”며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아이들과 함께 가도 각자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휴 할인 혜택 줄어드는 건 아쉬워”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의 통신사·신용카드 제휴 할인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잠실의 이씨는 “통신사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며 “예전에는 하루에 한 번 사이즈 업그레이드가 됐는데 1주일에 한 번으로 줄었고 제휴카드 할인도 줄어들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일부 반스타벅스 여론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미국 NBC 해설자 조슈아 쿠퍼 라모가 스타벅스 사외이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 “브랜드 가치 지키기 위한 더 노력해야”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예상할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스타벅스가 오랜 시간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1위를 차지한 이유에 대해 평준화된 서비스와 품질, 사이렌 오더와 같은 시의적절한 신규 서비스 론칭, 트랜드를 반영한 매장 인테리어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그러면서 “시의적절한 브랜드 리뉴얼과 신제품 개발, 1000여개의 매장 데이터 분석을 통한 운영으로 스타벅스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시장의 질적 상승에 부응해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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