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갑' 감독 "아역배우 포기못해 소지섭 손예진에 구원요청"(인터뷰)

뉴스엔 2018. 3. 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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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소지섭 손예진도 적극적으로 아역배우 캐스팅에 참여했다. 이들의 선택은 옳았다.

지난 3월14일 개봉해 3월28일 기준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장훈 감독에게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뒷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이장훈 감독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멜로 영화로 상업 영화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이장훈 감독은 결코 멜로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었지만 스승의 운명같은 제안 한 마디에 2015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했던 건 내가 감성이 별로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당연히 이쪽은 생각도 못했다. 예전엔 감독의 개입이 더 눈에 띄는 영화들을 하고 싶었다. 그런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내 스승님이신 이만희 작가님이 '너 멜로를 써보지 그러냐?'라고 얘길 하시더라. '네 삶이 멜로야'라고 하시더라. 난 이상했다. 멜로는 특별한 분들이 하신다고 생각했다. 물론 코미디도 그렇고 멜로도 그런데 특히 코미디는 타고난 감각이 있으신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도 안 꿨는데 '한 번 해볼까?' 그렇게 시작한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8년 전 원작 소설을 처음 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매료됐다는 이장훈 감독. 하지만 제작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리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당연히 힘든 부분이 있었다.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원작이 있으면 조금 더 낫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큰 교훈을 얻었다. 물론 리메이크를 쉽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난 리메이크가 오리지널을 쓰는 것보다 더 쉽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래서 고민을 더 많이 해야되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실제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스태프들 각자, 배우들 각자가 봤던 원작의 잔상이 머리 속에 남아있어 '이 장면은 이럴거야'라고 생각한다. 자기들만의 그림이 다 다른거다. 오리지널 시나리오 같은 경우 내가 가진 그림들을 그냥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건 본인들의 그림들이 너무 확고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맞춰가는 게 힘들었다. 그리고 워낙 대단한 원작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이걸 망치지 말아야겠단 부담감도 컸다. 그러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빨리 될 거라 생각하고 리메이크를 결정한 건데 그렇진 않았다. 내가 처음 이 작품을 하고 싶다 제안했을 때 가능할 거라 생각한 건 아니었다. '설마 이 작품이 되겠어? 그게 설마 나한테 오겠어?'라는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리지널을 계속 개발하다가 계속 잘 안 풀렸다. '하고싶은 거 원작 아무거나 갖고 와봐, 판권 사줄게'라고 했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다. 하고싶은 걸 싹 써갖는데 1순위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였다. 마침 그게 딱 연결이 됐다. 판권문제가 해결이 되면서 진짜 하게 됐다. 개봉까지 거의 4년이 걸린 거다. 그러니 친구들이 더 감격스러워하더라."

이장훈 감독은 원작 소설, 원작 영화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공을 들였다. 주인공 우진과 수아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더하고 그들의 사랑을 관객들도 함께 경험하는 듯한 에피소드의 구성을 통해 풋풋하고 설렜던 첫사랑부터 다시 시작된 사랑까지 원작의 판타지적 설정에 공감대와 현실감을 더한 새로운 작품을 완성해냈다.

"굳이 원작과 비교를 하자면 과거 두 사람의 모습들을 좀 더 관객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일본 영화와 소설을 놓고 봤을 때 소설 쪽을 좀 더 담고 싶었다. 소설이 더 맘에 들었고, 소설에서 느꼈던 느낌이 지금 영화 속 과거의 느낌과 조금 더 닮아있는 것 같다. 일본 영화에서의 과거 장면은 약간의 설명하는 느낌, 내레이션이 주가 되는 느낌이었다면 우리 영화는 과거 이야기를 할 때 내레이션은 도입과 끝만 쓰고 중간은 다 신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설명을 듣는 느낌이 아니라 같이 그 상황에 들어가서 같이 느끼고 있는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과거 신에 공을 많이 들였고 에피소드들도 전부 다 바꿨기 때문에 원작 영화와 많이 다르다. 공을 많이 들였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성공에는 캐스팅의 힘도 컸다. 물론 주연배우인 소지섭 손예진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히든카드 김지환을 숨겨두고 있었다. 신선한 얼굴인 아역 배우 김지환은 연기 경험이 없음에도 우진과 수아의 아들 지호 역을 맡아 극의 중심에서 소지섭, 손예진과 함께 맹활약해 극의 재미를 더했다.

"다른 성인 연기자들 외 지호 역할의 아역배우가 우리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아마 그 나이 또래 친구들은 다 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휴대전화로 찍어보낸 영상까지 모두 다 봤다. 연출부에서 먼저 추린 후에 그룹별로 보여줬다. 제일 잘한 그룹부터 순서대로 봤는데 내가 찾는 아이가 잘 안 보였다. 그러다가 세 번째 그룹에 지환이가 있었다. 대략 3개 정도를 봤는데 처음엔 재밌게 가고 두 번째는 울어야 되는 상황이었다. 오디션에서 사실 우는게 쉽진 않다. 영상으로 봤을 땐 지환이가 전혀 울지 못했다. 근데 왠지 모르게 지환이를 더 보고 싶더라. 추린 친구들 중에서 여러 후보들을 불러다가 다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이 친구만 한 번 추가를 해줬으면 좋겠다 싶어 지환이를 불러서 봤는데 너무 좋았다. 딱 그 순간에 '아 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장훈 감독이 찍은 김지환이지만 어려움은 많았다. 그래서 소지섭, 손예진의 힘을 빌렸다.

"어린 아역이라 고려해야 되는 상황들이 많았다. 장편 영화 경험이 전혀 없었고 CF나 드라마 단역 정도 경험밖에 없어 '과연 이 아이가 이렇게 긴 호흡의 영화를 아무런 탈 없이 할 수 있을까, 스트레스 없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주변에서 '그래도 해본 사람이 낫지 않겠냐'는 말을 많이 했다. 나도 그런 부분이 많이 걱정됐다. 아이는 너무 좋은데 내 몸 하나도 추스르기 힘든 상황에서 '내가 이 아이를 잘 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지환이보다는 좀 더 경험이 있는 친구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 친구를 포기하기 너무 아쉬워서 마지막에 소지섭, 손예진 두 배우에게 구원 요청을 했다. 영상을 두 배우한테 모두 보냈다. 아무 설명없이 누가 맘에 드는지 얘기해달라고 했더니 두 사람으로부터 똑같은 대답이 온 거다. 그럼 같이 와서 우리 한 번 만나자고 했다. 실제로 한 번 보고 어떤지 결정을 하자 그래서 소지섭씨, 손예진씨 와서 그 아이들을 한 명씩 만났다. 일단은 좋다고 했다. 근데 지환이가 견딜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결정하기 전 내가 지환이를 사무실에서 같이 반나절 정도 데리고 있었다. 같이 얘기도 하고 혼자 놀게 내버려두다가 갑자기 리딩 한번 해볼까 해서 리딩 한 번 해보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다. 그렇게 반나절을 보내면서 '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집중력이 있구나 생각했다.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지도 중요했고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아이가 진짜 아이같았다는 것이다. 어떤 스타일의 연기가 배어있는게 전혀 없었다. 연기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친구를와 오히려 하고 싶었다. 그 친구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었다. 지환이는 진짜 꾸밈이 없었다. 심지어 '너 연기 왜 하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별로 재미는 없다. 근데 잘하면 엄마가 좋아한다' 이러더라. 그냥 아이다웠다. 아이다운 순박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결정하고 '뒷감당은 내가 할테니 이 아이로 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너무 좋아하더라."

한편 첫 상업영화 데뷔인만큼 흥행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터. 이에 대해 이장훈 감독은 "나는 별로 그런 건 없다. 내가 꿈꿔왔던 건 딱 여기까지인 것 같다. 그간 VIP 시사회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의 문제는 생각지 않았다. 난 영화를 만드는 것까지 만이라도 되게 간절했다.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끝났고 이 다음 문제는 내 손을 끝난 거라 그냥 기다리는 것이다"며 웃었다. 그 기다림의 끝은 흥행 성공이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성공으로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장훈 감독의 차기작도 궁금해진다. 이장훈 감독은 "사랑 이야기는 계속 가져가고 싶다. 그렇다고 멜로를 계속 하겠다는 건 아니다. 기욤 뮈소란 프랑스 소설가를 되게 좋아하는데 그 작가가 항상 그런다. '사랑을 테마로 한 이야기는 다양하게 변주한다'고. 난 그게 되게 좋았다. 사실 사랑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이 작가의 글을 접한 뒤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들어왔고 봐 왔던 상투적인 설정을 갖고 정말 재미나게 풀어내는 재주가 되게 신선했다. 항상 난 특이한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에 대해 고민을 해왔는데 진짜 흔해빠진 이야기를, 몇 번이고 우리가 봐 왔던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굳이 새로운 것에만 꼭 목을 맬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했다. 저 작가가 쓰는 저런 영화를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다. 사랑을 꼭 가져가고 싶다는 건 사랑을 주제로 하되 그게 서스펜스가 될 수도 있고 정말 에로틱한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로코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함을 가져가되 사랑의 테마를 꼭 가져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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